기획 완결 DMZ 전망대 탐방

이곳에 서면 그 누구라도, 통일의지가 태풍처럼…

안승회

입력 2016. 05. 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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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육군28사단


태풍전망대 휴전선까지 800m, 북 초소까지 1600m

손 뻗으면 잡힐 듯 가까워

김만술 상사의 혼이 서린 베티고지와

드넓은 오장동 농장이 지척에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출입 가능

안보공원 함께 있어 통일교육의 장으로

 

 

1991년 건립된 태풍전망대는 개방형 전망대로 안보 관광지이기도 하다. 출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전망대에서 북한 초소까지는 불과 1600m밖에 안 돼 북한 지역 관측이 쉽다.

 



드넓게 펼쳐진 평야. 손을 뻗으면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저 멀리 오른편으로는 ‘S’자 모양으로 유유히 흐르는 커다란 물줄기가 보인다. 우리 민족 분단의 애환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임진강이다. 이 강은 함경남도 원산지역의 두류산에서 발원해 남쪽으로 흐르다가 전망대 서쪽 필승교를 지나 한탄강과 만나 서해로 흘러들어 간다. 그 옆으로 초록빛 수풀이 우거진 고지대가 보인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고 자연의 섭리로만 유지된 곳.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이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깃든 곳이다. 남북 분단의 아픔과 겨레의 한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태풍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북녘 풍경이다.

25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육군28사단 태풍전망대를 찾았다. 민통선을 지나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려 도착한 이곳은 한반도를 반으로 가르고 있는 휴전선 155마일의 중서부 지역이다. 해발 265m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자 자욱한 안개 사이로 산 아래 전경이 한눈에 보였다. 가장 먼저 이중으로 설치된 철책이 눈에 들어왔다.

“최초 휴전협정을 맺었을 당시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에 각각 2㎞씩 떨어진 곳에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을 설정했지만 북한이 일방적으로 1㎞ 이상 내려 철책을 설치하면서 우리도 민통선 안에 마을을 만들고 남방한계선을 이곳 태풍전망대 중심으로 재추진 설치했습니다.”

전망대 안내를 맡은 지헌승 일병의 설명이다.

북한 군인과 주민 관측 가능

전망대에서 앞을 바라보면 넓고 낮은 삼각뿔 모양의 산이 보인다. 바로 베티고지다. 6·25전쟁 때 1개 소대 병력으로 중공군 3개 대대 병력에 맞서 베티고지 방어임무를 완수한 김만술 상사의 영혼이 서린 곳이다.

오른쪽으로 시야를 돌리자 넓은 개활지가 펼쳐져 있다. 오장동 농장이다. 지 일병은 “총규모 34만 평에 달하는 이곳에서는 4월 중순부터 10월까지 옥수수와 벼, 각종 채소 등이 경작된다”며 “이 기간에는 영농활동을 하는 북한 군인과 지역 주민들이 관측된다”고 말했다.

안보 관광지이기도 한 태풍전망대를 찾은 관람객들이 북녘땅을 바라보고 있다.

선배들의 희생으로 지킨 대한민국, 이제는 우리가 지킬 것

이곳은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의 긴장감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20일 북한군은 연천 임진훈련장과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각각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우리 군은 발 빠르게 대응했다. 같은 날 전망대 바로 앞 임진강 너머로 보이는 개활지 일대로 155㎜ 자주포 29발을 발사한 것. 북한의 도발은 장병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오히려 이곳의 안보를 책임지는 육군28사단 장병들의 전투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서경덕 상병은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에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며 “털끝만큼의 침략에도 두려움과 망설임 없이 나아가 적이 굴복할 때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대 한편에 마련된 안보공원 조형물 벽면에 새겨진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시.



1991년 건립 개방형 전망대

육군28사단 태풍부대가 1991년 건립한 태풍전망대는 서울에서 65㎞, 평양에서 140㎞ 떨어져 있다.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개방형 전망대로 안보 관광지이기도 하다. 다만 군 시설이므로 신분증을 지참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인솔자의 동행하에 출입하는 소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25명 이상 단체관람을 원할 경우에는 사단 또는 연천군에 미리 공문을 보내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출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제한된다.

전망대에서 휴전선까지 800m, 북한 초소까지는 불과 1600m 떨어져 있다. 경기도 연천군 중면 비끼산의 가장 높은 수리봉에 있어 북한 지역 관측이 쉽다. 농번기인 요즘은 북한 주민과 군인들의 농사짓는 모습을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망대 한편에는 북녘에 고향을 두고 떠나온 실향민을 위한 망향비와 6·25전쟁 참전 소년전차병기념비, 육탄용사충용탑 등이 세워진 안보공원이 조성돼 있다. 전시관에는 휴전 이후 수십 회에 걸쳐 침투한 무장간첩들이 사용했던 침투 장비 일부가 전시돼 있다.

안승회 기자 < seung@dema.mil.kr >
사진 < 조용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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