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꽃보다 전우

창공에 그린 애국심 가슴에 새긴 전우애

김상윤

입력 2016. 04. 1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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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9000여 명의 회원

정직·명예 최우선 가치 삼고

모교·공군 발전 위해 헌신

매년 성무보라매상 수여

발전기금 1000만 원 지원

격오지 부대 찾아 후배 격려도

 

 

 

공사 총동창회 임원진이 공군사관학교 64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사 총동창회 제공




66년의 빛나는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정예 보라매의 산실, 바로 공군사관학교다. 지난 1975년, 뜨거운 가슴으로 조국 영공수호를 다짐하던 청운의 ‘충매’ 23기 공군사관생도들. 어느새 이마에는 주름이 가득하고 머리에는 하얀 눈이 내려앉아 초로의 길목에 섰다. 그러나 이들의 가슴에 새겨진 ‘배우고 익혀서 몸과 마음을 조국과 하늘에 바친다’는 학교의 교훈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 조국 영공수호와 모군(母軍)을 위한 열정, 불타는 전우애만큼은 ‘언제나 청춘’인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이하 공사 총동창회)를 소개한다.



‘공사인’ 자부심 하나로 뭉친 사람들

공사 총동창회는 지난 1952년 공사 2·3·4기 생도들의 주도로 창설돼 사회·정치적 여건 속에서 해체와 재발족을 거듭해 오다, 1993년 4차 발족해 현재에 이르렀다. 총동창회 구성원은 공사 임관 총인원인 9746명 가운데 8917명으로 공군과 모교발전에 헌신하며 모교방문 행사, 바둑대회, 등산 등 소박하게 동문의 친목을 다지고 있다. 현 총동창회장은 이계훈(예비역 대장) 전 공군참모총장으로, 이 회장과 공사 23기 동기생들이 주축이 돼, 후배들과 소통 활성화 및 총동창회관 건립 기금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사 총동창회 구성원들에게는 오랜 시간 군인으로 살아온 삶의 방식이 몸에 배어 있다. 정직, 자존심, 명예 등의 가치가 바로 그것이다. 다들 수십 년 이상 장기 근무한 군인들이기에 크게 성공한 사업가나 재력가는 없고, 운영 회비도 개인이 평생 단 1번 내는 20만 원이 전부다. 이 기금마저도 쓰지 않고 적립해 실제 운영 예산은 기수별 분담금과 운영 기수 지원금으로 충당한다. 어려운 운영 여건 속에서 거액을 기부하거나 거창한 친목활동을 벌일 만한 여력은 없다. 그저 공사인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모교와 공군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전부다.



모교와 모군을 향한 끝없는 애정

공사 총동창회는 모교발전을 위해 매년 공사 임관·졸업식에서 우수한 후배에게 총동창회장상인 성무보라매상과 부상을 전달하며, 졸업을 앞둔 후배들을 위한 특강을 진행한다. 또 10~50주년 졸업·임관 기념행사를 통해 공사인의 자긍심과 전우애가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힘쓴다. 특히, 연 1000만 원의 발전기금을 모교에 후원, 생도 교육 및 학교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 중 예산 획득이 불가능하거나 적기 획득에 어려움이 있는 사업을 지원한다.

또 총동창회는 부대 격려 활동을 통해 모군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공군본부, 공군작전사령부, 공군교육사령부 등 주요 상급제대는 물론이고 비행단 및 격오지 부대에도 주기적으로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한다. 아울러, 공군 정책자문 위원, 공군 현안 해결 지원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안보단체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공군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과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 이 밖에도 공사 총동창회가 매년 7월 발행하는 회지 ‘성무(星武)’에 실리는 회원논단 및 제언에서는 공군력 발전을 위한 선배들의 전문성 있고 진심 어린 조언을 찾아볼 수 있다.



자랑스러운 공사인, 故 오충현 대령

공사인이라면 누구나 하늘을 지키다 안타깝게 순직한 동기생이 있다. 이들을 기리고, 그 가족들을 위로하는 것도 공사 총동창회의 사명이다. 그래서 이들은 남이 아닌 내 가족을 위한 것처럼, 순직 공군 조종사 유가족을 위해 설립된 하늘사랑 장학재단에 연 10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순직 조종사 부인회를 초청해 위로 행사를 연다.

공사 총동창회는 매년 ‘자랑스러운 공사인’을 선정, 모교의 명예와 공군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힘쓴다. 특히 지난 2013년에는 비행사고로 순직한 고(故) 오충현 대령을 자랑스러운 공사인으로 선정, 오 대령의 부인 박소영 씨에게 상을 수여했다. 순직한 오 대령이 남긴 일기장의 글귀는 공사 총동창회 구성원과 모든 공사인의 정신을 대변하며 지금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내가 죽으면 가족은 내 죽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담담하고 절제된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중략). 군인은 오로지 ‘충성’만을 생각해야 한다. 비록 세상이 변하고 타락한다 해도 군인은 조국을 위해 언제 어디서든 기꺼이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 전투기 조종사의 운명이다.”

 

 

[인터뷰] 이계훈 회장

“따뜻한 세상 만들기 모든 구성원이 한뜻으로 앞장설 것”

 




지난 8일,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한 이계훈 공사 총동창회장은 공사 총동창회의 정신에 대해 “비행에는 속임수나 거짓이 없다. 모든 임무요원이 각자의 임무를 완수해야 한 소티(Sortie, 항공기의 출격 임무 완수 횟수)가 만들어진다”며 “공사인들이 정직하고 순박하며, 나 혼자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방식이 몸에 배어 있는 이유”라고 답했다.

이어서 이 회장은 “따뜻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사 총동창회 모든 구성원이 한뜻으로 앞장서는 완벽한 한 소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회장은 북한의 도발과 총동창회의 역할에 관해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안보단체로서 한목소리를 내서 정부와 군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며 “단, 총동창회의 모든 활동은 정치적인 부분과 연결되지 않도록 분명하게 선을 긋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조국을 위해 희생한 군인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강조하며 “은행 금리 저하로 인해 하늘사랑 장학재단 등 순수 기부로 운영되는 뜻깊은 단체의 운영이 점차 어려워지고, 그 활동폭이 좁아질 것이 우려된다. 순직 조종사와 가족들을 위한 범국민적 관심과 국가적 지원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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