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DMZ 전망대 탐방

北 침투 철벽 방어 ‘철의 삼각지대’

이석종

입력 2016. 03. 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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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철원 멸공전망대


北 평강·西 동송·東 김화 사이 정중앙에 1985년 준공

지리적 위치 때문에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 많이 벌어지기도

1992년 북한군 은하계곡 따라 침투 시도… 전원 격멸

일명 ‘끊어진 다리’ 금강산 전기철도교량 지켜보며 분단 현실 실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따스한 햇살은 이미 봄이 왔음을 알려 주고 있었지만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과 수사적 위협에 찾는 이 하나 없는 강원도 철원 철의 삼각지대는 아직도 한겨울이었다. 특히 ‘철의 삼각지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멸공전망대(OP)에서 북한군과 마주하며 긴장의 끊을 놓지 못하는 육군3사단 장병들의 얼굴에선 봄기운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멸공OP는 1985년 11월 30일에 준공된 관측소다. 북쪽의 평강과 서쪽의 동송, 동쪽의 김화를 잇는 ‘철의 삼각지대’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에 이런 이름이 붙게 된 이유는 6·25전쟁 당시에 이 지역에서 굉장히 치열한 전투가 많이 벌어졌던 것에서 비롯됐다.

 


봄은 왔지만 팽팽한 긴장감 속에 아직 봄을 느끼지 못하는 육군3사단 장병들이 경계근무를 위해 멸공전망대 앞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멸공OP 전방으로는 비무장지대(DMZ)가 넓게 펼쳐진다. 비무장지대 너머 멀리 북한땅도 보인다.

멸공OP 왼쪽 산악지대에서 내려오는 남방한계선 철책은 오른쪽 평야지대로 길게 이어진다. 그 철책 너머 왼쪽 멀리에는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이야기가 전해져오는 서방산이, 인근에는 ‘은하계곡’이 흐른다. 지난 1992년 5월 22일 북한군 11명이 이 계곡을 따라 침투를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 침투하던 북한군 11명 중 8명은 도중에 되돌아갔지만 3명은 끝까지 침투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아군지역으로 침투했다.

이에 육군3사단 장병들은 격멸 작전을 펼쳐 3명을 모두 사살했다. 이 작전의 이름은 사건 당시 날짜를 따서 ‘5·22 완전작전’ 또는 이곳의 지명을 인용해 ‘은하계곡 완전작전’이라고도 불린다.

 



불교계에서 통일의 염원을 담아 멸공전망대 옆에 건립한 호국통일원종.

 

 

 

3사단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이후 이를 포함해 총 39차례 북한군의 침투를 받았지만 단 한 차례도 침투를 허용하지 않으며 북한군 139명을 사살해 북한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정면 멀리에는 북한 주민 190여 가구 960여 명이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는 해발 1062m 오성산이 자리 잡고 있다. 5개의 봉우리가 마치 하늘에서 바라보면 별 모양 같다고 해서 오성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는 이 산은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다. 이 오성산에서부터 오른쪽으로는 영화 ‘고지전’의 배경이 된 저격능선이 이어진다.

멸공전망대 남쪽에서는 일명 ‘끊어진 다리’로 불리는 금강산 전기철도교량을 만날 수 있다.

 

 

 

멸공OP 바로 앞으로는 한탄강의 상류가 되는 한탄천이 흐르고 그 오른쪽으로는 민들레벌판이 펼쳐져 있다.

멸공OP 후방으로는 일명 ‘끊어진 다리’로 불리는 금강산 전기철도교량이 보인다. 이 교량은 1926년 세워진 철도 교량이다. 철원역을 시발로 종착역인 내금강역까지 총 연장 116.6㎞의 철도인 금강산 전기철도는 일제강점기에는 지하자원 수탈과 금강산 관광용으로 운행됐고 6·25전쟁 때에는 북한의 군수물자 수송에 사용됐다. 현재도 금강산 전기철도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남북 분단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다리 인근의 전선휴게소에서는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의 청정지역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끓인 매운탕을 맛볼 수도 있고 멸공OP 아래쪽 남방한계선 철책을 따라 약 100m 구간에는 철책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최근 얼어붙은 남북관계 탓에 찾는 이가 줄긴 했지만 남북 분단의 현실과 안보의 중요성을 가슴에 새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멸공OP에는 많게는 하루 200여 명, 연평균 2만여 명의 안보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이석종 기자 < seokjo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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