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역사속 오늘

정부, 경무대를 청와대로 개명(1960)

정남철

입력 2015. 12. 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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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그 이름이 갖는 무게만큼 역사의 고비마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청와대 터가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고려 숙종 때였다. 당시 이곳은 고려 3경 중 하나였던 남경으로서 고려의 이궁(離宮)이 있었다. 한양으로 도읍을 정한 조선시대에는 경복궁 후원으로 정사에 지친 왕들의 휴식공간이었다. 군사를 조련하고(鍊武場), 과거시험을 보며(科擧場), 왕이 직접 농사를 지은 곳(親耕地)이기도 했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불에 타 방치되면서 이곳 역시 잡초가 무성한, 버려진 공간이 됐다.



고종 때 경복궁이 복원되자 이곳도 경무대(景武臺)로 이름을 바꿔 군사 시범을 보이는 등 자못 활기를 찾았다. 하지만 일제 식민시대에 접어들면서 일제 침략의 상징이 되는 굴욕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일제가 기존 건물을 헐고 현대식 건물을 지어 총독 관저로 사용한 것. 광복 이후에도 미군정사령관이 이곳에 머물렀다.



마침내 우리 품으로 돌아온 것은 1948년 8월 정부가 수립되면서였다.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면서 우리나라 최고 권력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경무대도 다시 한번 홍역을 치러야 했다. 1960년 오늘, 새로 집권한 윤보선 대통령이 경무대를 '청와대(靑瓦臺)'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승만 정권이 장기화되면서 국민들 사이에 비춰진 부정과 부패의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서였다. 일제 강점기 때 지어진 본관 건물은 1993년 8월, 일제 잔재 청산을 외친 김영삼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철거됐다. 현재 본관 건물은 이에 앞서 1991년 9월 우리 전통 건축양식으로 신축됐다.

정남철 기자 < gop155@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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