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이영선기자의 밀착병영

[밀착병영 32]육해공군의 경례 부호는 왜 다를까?

이영선

입력 2015. 12. 04   09:12
업데이트 2023. 08. 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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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 맹호, 이기자 등 개성 살린 구호 ‘눈길’
장관급 지휘관 재량에따라 대체 사용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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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의 상징은 많습니다. 전투복이 그렇고 절도 있는 행동과 씩씩한 자세가 그렇습니다. 음성으로 표현되는 상징물 중 대표적인 것은 경례구호입니다. 부대 행사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군인들의 함성이기도 하죠.

 그런데 경례구호를 살펴보면 군과 부대에 따라 종류가 다양합니다. ‘충성’·‘단결’과 같은 익숙한 경례구호도 있지만 ‘이기자’와 같은 생소한 경례구호도 있습니다. 무심히 들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지만 좀 더 호기심을 가지면 그 배경과 이유에 대한 궁금증은 커지기만 합니다.
 

 

 ● 육군은 ‘충성’ 해·공군 및 해병대는 ‘필승’

 

 경례구호는 군대 예절입니다. 경례구호를 외치면서 서로 간 기본적 예의를 지키는 것이죠. 경례구호를 외치며 군인정신을 되새기는 기회로 삼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 군의 경례구호는 군과 부대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군 특성이 반영되고 부대의 전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선 육군은 ‘충성’을 기본으로 합니다. 해·공군 및 해병대는 ‘필승’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육군은 ‘충성’ 이외에도 다양한 경례구호를 사용합니다. 부대가 많은 만큼 종류가 다양한 것이죠. 육군 부대들의 눈에 띄는 경례구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3야전군사령부는 ‘선봉’입니다. 전장의 선봉에 서라는 의미로 1973년 7월 1일 부대 창설 당시 故 박정희 대통령이 하사한 부대 명칭이 그대로 경례구호로 답습된 경우입니다. 1사단은 북으로 계속 전진하라는 의미의 ‘전진’, 3사단은 죽어도 백골이 돼 나라를 지키자는 뜻으로 ‘백골’을 사용합니다.

 28사단은 태풍의 위력으로 적의 심장부를 일격에 무너뜨리자는 의미의 ‘태풍’입니다. 26사단은 임전무퇴의 기상과 적 공격 시 최선봉에 선다는 의지를 담아 ‘공격’을 경례구호로 사용합니다. 

 순 한글의 경례구호도 있습니다. 27사단의 ‘이기자’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李)씨 성을 가진 기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경례구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부대’라는 결연한 의지가 포함된 구호입니다.  
 

 
● ‘충성’ 다음으로 많은 경례구호는 ‘단결’


 앞서 육군의 기본 구호는 ‘충성’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기본 이외의 구호를 사용하는 부대를 살펴보면 부대 애칭이 구호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백마’(9사단), ‘맹호’(수기사) ‘화랑’(11사단) ‘필승’(15사단) 등이 이 경우에 해당되는 구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육군 기본 구호인 ‘충성’ 이외에 많이 사용되는 구호는 ‘단결’입니다. 특전사를 비롯해 7사단(단결! 할 수 있습니다), 25사단, 66사단, 75사단 등 다수의 부대들이 이 구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육군 부대들이 기본 경례구호 외에 다른 경례구호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육군 규정을 살펴보면 이에 대해 ‘장관급 지휘관 재량에 따라 육군 기본 경례구호를 대체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26사단의 경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6사단은 최초 ‘공격’에서 1981년 군에 특공무술이 도입되며 ‘특공’으로 변경됐고 1983년 1월부터 다시 ‘공격’으로 되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보다 많은 경례구호가 존재하는 현실적 이유는 많은 부대들의 다양한 역사와 전통이 이를 통해 투영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길게는 6·25전쟁 전부터 사용하던 경례구호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죠. 한때 육군에서 전 부대의 경례구호를 ‘충성’으로 통일하려던 노력도 있었지만 각 부대의 특성을 인정하는 선에서 결정되며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 한미 연합사 양국 군 사이엔 ‘같이 갑시다’ ‘We go together’


 경례구호는 무조건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육군 규정에 의하면 경례구호는 개인 경례 및 각종 신고 시에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대 행사 중에는 부대 위용과 단결력을 보일 수 있도록 경례구호를 사용하지만 고함이나 악을 쓰지 않으며 자연스럽고 똑똑하게 발음하도록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럼 미군은 어떠한 경례구호를 사용할까요? 한미 연합사 관계자에 의하면 미군은 특별한 경례구호가 없다고 합니다. 경례를 하며 ‘굿모닝’ 등 가벼운 인사를 덧붙인다고 합니다. 다만 남군 상급자에겐 존칭의 의미인 ‘써(Sir)’를, 여군 상급자에겐 ‘맴(Maam)’을 붙입니다. Maam은 영국이나 미국에서 경찰·군대의 고위 직급 여성에 대해 호칭으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한편 양국 군들 사이에 경례를 할 땐 ‘같이 갑시다’(미군→한국군)와 ‘We go together’(한국군→미군)라는 구호를 사용합니다. 한미 동맹의 상징과 같은 구호를 사용하며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것이죠. 이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라는 구호는 6·25전쟁 중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그 어원이 확실치 않다는 전언입니다.

이영선 기자 < vs11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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