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대한민국 국군 리포트

지식에 인성을 더하니 행복이 차오릅니다

맹수열

입력 2015. 11. 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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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행복한 부대’로 거듭난 공군3훈련비행단, 그 비결은?


행복나눔 실천

1] 1일 1선:하루에 1가지 이상 착한 일 하기

2] 1월 2독:한 달에 2권 이상 책 읽고 토론

5] 1일 5감:하루 5가지 감사한 것 일기에 적기“익

 

 


 

 

  "익숙한 일상을 ‘감사의 렌즈’로 새롭게 살펴보게 됐습니다. 마지막은 ‘이렇게 감사할 것이 많다는 것에 감사합니다’로 마쳤습니다. 매년 부부의 날에 100감사에 도전해보자고 아내와 약속했습니다.” (남편 이해황 중위)

 “연인이 되고 또 부부가 돼 함께한 3년여의 시간 속에 고마운 일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우리가 함께한다면 그 하루하루가 다 특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100감사 운동이 서로가 서로의 삶에 존재한다는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아내 김규리 씨)

 지난 5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이 중위와 김씨가 나눈 이 편지는 두 사람만의 이벤트가 아니었다. 이 중위가 소속된 공군3훈련비행단이 기혼 장병 및 군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100감사 콘테스트’의 일부 내용이다.

 3훈비는 군은 장병 인성교육 차원에서 도입한 ‘행복나눔125’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부대다. 부대의 100감사 콘테스트는 1일 1선(하루에 1가지 이상 착한 일 하기), 1월 2독(한 달에 2권 이상 좋은 책 읽고 토론하기), 1일 5감(하루에 5가지 이상 감사한 것을 일기에 적기)을 실천하자는 행복나눔125의 일환으로 실시한 이벤트 중 하나다.

 ● 독서점호·이동도서관·독서 골든벨… “‘2독’ 운동으로 ‘2마리 토끼’ 잡았죠”

 


 



 부대는 올 한해 125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가장 가시적인 효과를 거둔 것은 ‘2독’. 3훈비는 올해 장병들의 지식과 인성 함양을 위해 각종 독서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독서점호, 도서 기증 캠페인, 이동도서관, 독서 골든벨, 지휘관·참모 도서추천 등이 그것이다. 독서점호는 주 1회 병사들이 점호대기 시간 동안 자신이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5~10분에 불과한 시간 동안 무슨 책을 읽느냐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병사 한 명이 군 생활 중 600여 회의 점호를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약 1200분 정도의 독서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장병들을 위해 도서 기증 캠페인과 이동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캠페인을 통해 기증받은 책은 비행단 곳곳에 흩어져 있는 생활관에 비치했고 매주 수요일에는 활주로 건너편에 있는 병사들을 위해 책 배달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병사 자치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독서 골든벨과 지휘관·참모가 직접 추천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3훈비의 노력은 점차 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독임’(多讀林). ‘책을 많이 읽는 숲’이란 뜻의 다독임은 성실히 독후감 작성을 한 장병을 선정해 상품을 지급하는 제도다. 다독임 우수자로 선정된 장병들은 남해 유배문학관과 화개장터 등 책과 관련된 명소를 찾아가는 도서기행에 참여하는 혜택을 누리기도 했다.

올 한 해 100개가 넘는 독후감을 작성해 다독임에서 2분기 연속 1등을 차지하며 3훈비 공식 ‘독서왕’이 된 이승헌 병장은 “부대에서 진행하는 여러 프로그램들 덕분에 독서에 대한 의욕이 생겼다”며 “남은 군 생활 기간에도 열심히 책을 읽어서 군 복무를 보람차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대는 이런 다독임 운동을 통해 2015년도 공군 독서왕 선발대회에서 상위 입상자 6명 가운데 2명을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 감사와 선행이 만드는 ‘행복 바이러스’…“‘행복’하면 3훈비가 떠오를 때까지 뛰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100감사 콘테스트처럼 감사 나눔 운동 역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3훈비는 ‘칭찬 릴레이’를 통해 서로를 칭찬하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부대는 매주 각 전대별로 1명을 선정, 서로를 칭찬하는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또 감사점호, 일일 5감사 작성함 등을 통해 배려와 존중의 병영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또 분기에 1번 정도 드문드문 올라오던 칭찬 게시판이 획기적으로 활성화됐다. 이제는 매주 진솔한 사연을 담은 내용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 3훈비의 설명이다. 또 올라온 게시글에 장병들의 격려 댓글이 넘쳐나면서 비행단 내에 ‘칭찬 열풍’이 불고 있다.

 1일 1선 운동 역시 장병들의 마음속을 파고들고 있다. 부대는 민간 전문강사를 초빙해 행복나눔 및 인성교육 특강을 실시하는가 하면 행복나눔 사고예방 홍보물을 제작·배포하고 행복나눔 워크숍을 시행하는 등 ‘행복나눔 바이러스’가 부대 전체에 퍼지도록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크고 작은 장병들의 선행 소식이 부대에 전해지는 효과를 거뒀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난 4월 있었던 항공정비전대 김건오 병장의 미담. 김 상병은 당시 절친한 훈련소 동기인 19전투비행단 수송대대 김명주 상병과 휴가일정을 맞춰 부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길에서 현금 300만 원을 발견했다. 20대 초반 젊은이로선 쉽게 만져볼 수 없는 큰 금액. 욕심이 날 법도 했지만 김 상병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경찰에 신고했다. 뿐만 아니라 출동한 경찰과 동행해 돈이 주인에게 돌아가는 것을 돕기도 했다. “빨리 경찰에 신고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현금을 분실하고 발을 동동 굴렀을 주인에게 안전하게 돌려주게 돼 다행입니다.” 김 상병의 말이다. 그의 선행은 뒤늦게 관할 파출소에서 선행병사 추천공문을 보내면서 알려졌다. 선행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김 상병의 모습은 3훈비에 퍼져 있는 1일 1선 운동의 효과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125운동을 통해 3훈비는 ‘행복한 부대’로 발돋움했다. 뿐만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팀워크는 물론 전투력도 증강되고 있다. 이상호(중령) 인사행정처장은 125운동이 부대 고유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가 125운동의 시작과 운영을 고민한 한 해였다면 내년에는 다양한 ‘긍정 아이템’을 더욱 발굴·발전시켜 부대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125운동이 우리 군 전체에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우리의 사례를 설명하고 노하우 강연 요청에도 열심히 응할 생각입니다. ‘행복’ 하면 3훈비가 생각나도록 내년에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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