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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번의 손길 거쳐야 다시 ‘하늘 날개’

이영선 기사입력 2015. 11. 19   18:20

회수→털이→정비→포장→확인

 

 영화 속 강하 장병은 급히 낙하산을 정리하고 자리를 이동합니다. 낙하산이 보이지 않도록 숨겨두고 임무수행에 돌입합니다. 아마 영화 속에서 숨겨둔 낙하산은 그렇게 폐기될 것입니다. 이는 전시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강하 장병의 적지 침투에 핵심 역할을 했던 낙하산은 한 번 사용 후 버려지게 됩니다. 하지만 평시에는 다릅니다. 또 다른 훈련을 위해 포장과 정비, 완벽한 보관 과정을 거쳐 다시 사용됩니다.

 


 

찢어졌거나 끊어졌는지 확인…일일이 수작업


 낙하산은 한 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 아닙니다. 한 번 사용하면 잘 정비하고 보관해 다시 사용합니다. 그런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전술용 낙하산의 경우 ①낙하산 회수와 ②털이 ③정비 ④포장 ⑤확인의 과정을 거쳐 다시 사용하게 됩니다. 이중 포장은 ‘정확하게 펴기’→ ‘포장 전 검사’→ ‘폭 개기(접기)’→ ‘기록부 기입’→ ‘절단 끈 묶기’ → ‘길이 개기(접기)’→ ‘캐노피 넣기 및 전개낭 닫기’→ ‘낙하산 줄 꿰기’→ ‘연결고리쇠 묶기’→ ‘산낭닫기’→ ‘생명줄 및 하네스 정리’까지 모두 11단계나 됩니다. 이 과정 동안 7번의 개기가 이뤄지는데 이를 통해 9.2m의 직경과 5.13m의 길이의 거대한 캐노피(천)는 작은 산낭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이 과정은 모두 기계 없이 수작업으로 진행됩니다. 천이 찢어지거나 줄이 끊어지거나 하는 세밀한 부분까지 기계가 모두 확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개 낙하산 포장 3인 1조 한 시간 소요



 이렇듯 포장 과정은 복잡합니다. 모든 낙하산은 일련번호를 매겨 포장하는데 포장자와 보조자, 포장도구 및 수리부속 담당 등 3명이 1개 조를 이뤄 작업하는데 한 개의 낙하산 포장에 약 1시간이 걸릴 만큼 집중을 요구합니다. 포장의 각 단계를 종료할 때마다 포장검사관이 이상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한 후 다음 단계로 계속 진행합니다. 까다로운 검사과정을 거쳐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포장검사관이 ‘포장진행기록부’에 최종 서명함으로써 낙하산의 안전성을 인증하게 됩니다.

보관도 복잡합니다. 포장이 완료된 낙하산은 항온항습기를 설치해 항상 온도 19~29도와 습도 45~65%의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는 ‘낙하산 저장고’에 보관합니다. 특전사 관계자에 의하면 이 보관소에는 한 번에 3000개까지 보관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포장한 지 120일이 지나면 그 낙하산은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다시 포장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육군7공수특전여단 관계자는 “120일 동안 사용하지 않은 낙하산의 경우 보관 과정에서 변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재포장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10년 넘거나 300회 강하하면 폐기처분


 ‘포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닙니다. 차량마다 정비병이 따로 있는 것처럼 낙하산 포장 역시 이를 전문으로 하는 정비병들이 있습니다. 육군특전사의 경우 특전교육단에서 7주 동안의 교육과정을 수료해야 포장 자격이 주어집니다. 교육은 3주간의 기본공수과정과 4주간의 정비과정으로 이뤄지는데 과정 중 본인이 직접 포장한 낙하산을 메고 강하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낙하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각 구성품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렇듯 어려운 교육을 마치면 왼쪽 가슴에 ‘포장 및 정비 자격 휘장’이 부착돼 정비병으로서 자부심을 키우게 됩니다. 한편 모든 것이 그렇듯 낙하산도 수명이 있습니다. 10년이 도래하거나 강하가 300회에 도달하면 폐기하는 것이죠. 이 두 개의 기준에 하나라도 부합하면 낙하산은 그 생명을 다하게 됩니다. 



낙하산의 종류는?

 

스포츠용과 군용으로 구분

 


  낙하산은 강하 종류에 따라 크게 스포츠용과 군용으로 구분된다. 스포츠용은 ‘정밀강하용’과 ‘상호활동용’으로 나뉘는데 2명 이상이 짝을 이뤄 하는 강하가 상호활동강하다. 정밀강하는 스피드보다 정밀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낙하산의 크기가 큰 편이고 그만큼 강하속도도 빠르지 않다. 하지만 상호활동강하는 행동에 큰 제약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낙하산이 작고 속도도 빠르다. 상호활동강하의 경우 최대 시속이 200~300㎞에 이르기도 한다.

 한편 특전사는 강하자산과 비행자산을 활용해 강하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강하기구는 2차 대전 중 영국 공군에 의해 처음으로 훈련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우리 군은 이 장비를 1984년부터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일명 코끼리라고 불리는 이 기구를 현재 사용하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태국·벨기에뿐이다.

이영선 기자 < ys11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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