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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마주한 곳...총성 없는 '눈빛 교전'

이영선 기사입력 2015. 11. 17   18:11

JSA

평온 속 긴장 감도는 남북대치의 최전선  …

유엔사JSA경비대대, 강도 높은 훈련 통해 정예요원으로 단련

 


 


 


 


 

 

   판문점은 남북 분단의 모순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다. 어찌 보면 155마일 분단선의 중심이다. 한반도를 가르는 기나긴 분단선 중 유일하게 철책이 걷힌 장소다. 공동경비구역(Joint Security Area)이라는 공식명칭이 상징하듯 남과 북의 협력을 기반으로 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남북 대치의 긴장감은 분단 철책의 그곳보다 오히려 더하다. 물리적 장벽은 없지만 가상의 군사분계선(MDL)이 주는 심리적 분단 효과는 결코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에겐 아픔의 장소지만 해외 관광객들에겐 세계 유일의 분단 현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색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상처를 더한다.

 

 

 

●군사분계선 위의 조립식 막사들

 판문점은 동서로 800m, MDL을 기준으로 남북 각각 300m 규모의 장방형 모양이다. 판문점의 건물들은 MDL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다. 우리의 남북연락사무소인 ‘자유의 집’ 정면에는 북측 연락사무소인 ‘판문각’이 위치한다. ‘자유의 집’ 남서쪽에 남북회담 장소로 이용되는 ‘평화의 집’이 있다면 북쪽 맞은편에는 ‘판문각’ 뒤쪽 100여m 뒤에 이에 상응하는 ‘통일각’이 있다.

심리적 긴장과 달리 판문점의 풍경은 평화롭다. 도심의 소음은 허용되지 않는다. 155마일을 관통하는 GOP철책 주변의 수풀 대신 정갈한 건물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안전상 이유로 방문객에게 허용되는 장소는 한정적이다. 그중 가장 많이 알려졌고 판문점의 상징성을 띠는 곳은 군사분계선 위에 설치된 5채의 조립식 막사들이다. 이들 막사들은 군사정전위원회 회담 장소로 이용되던 하늘색의 중앙부 3채(T1~T3)와 좌우 양 끝의 은색 건물로 구분된다. 하늘색 건물은 우리 측이, 은색 건물은 북한이 관리를 맡고 있다. 현재 정중앙의 T2 회담장은 남북한이 공동으로 견학 장소로 이용하고 있으며 상징적 의미가 강한 장성급 회담 장소로 사용됐지만 북의 계속되는 도발로 2009년 3월 이후 만남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오른쪽의 T3 회담장은 JDO라 불리는 공동일직장교 주관으로 영관급·위관급 회담이 열리던 곳이다. T1 회담장은 우리 측 스위스·스웨덴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주간회의 장소와 남북적십자 사무소로 이용되며 사안에 따라 양측 접촉이 이뤄지는 곳이다. 최근 이산가족 상봉 시에도 이곳에서 남북이 접촉하며 필요한 사안을 협의했다. 한편 가장 오른쪽의 은색 건물은 북한의 REC센터라 불리는 곳으로 회담이 있을 경우 북측의 소대급 무장병력이 대기하는 장소다. 왼쪽의 은색 건물은 과거 북측의 체코슬로바키아와 폴란드 중립국감독위원회가 있을 당시 그들의 주간회의가 개최됐다.

 

●공식적으로 북한 땅 밟을 수 있는 장소

 T2 회담장은 남북에 걸쳐 놓여 있기 때문에 그 내부를 통해 공식적으로 북한 땅을 밟을 수 있다. T2 회담장 안에선 군사분계선이 그 효력을 상실한다. 하지만 회담장 내부 역시 분단을 투사한다. 분단선은 중앙에 가로로 놓은 회담 테이블의 양 끝에 놓인 유엔기와 마이크 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T2 회담장은 우리에게 공개되고 있듯 북한에서도 인기 있는 관광명소다. 하지만 양측 방문객이 한공간에 머무는 경우는 없다. JSA대대 관계자는 “먼저 들어간 쪽이 맞은편 문을 잠그고 관광을 한다”며 “순서나 약속 같은 것은 없고 먼저 들어온 쪽이 먼저 관광을 한다”고 말했다. 방문객이 도착하면 이들의 안전을 위해 JSA경비대대 요원이 배치된다. 각 잡힌 경비대원의 모습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장면과 오버랩되지만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 편안한 관람석에서 즐기던 여유는 느낄 수 없다. 풍광은 평화롭지만 내면은 용광로와 같다.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분쟁의 용암이 분출할지 모른다.

 

●도끼만행 사건 이후 ‘분단선 효력 발생’

 판문점은 공식 명칭이 ‘공동경비구역’이다. 하지만 현재 이곳에서 ‘공동’이란 용어는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처음엔 달랐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조인 이후 중립지역으로 설정돼 양측 경비병들이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었다. 이러한 상황은 1976년 8월 18일 발생한 북의 ‘도끼만행 사건’ 이후 달라졌다. JSA 내에서도 군사분계선이 그 효력을 발생하게 됐고 이전 남측에 설치돼 있던 4개의 북측 초소는 모두 폐쇄됐다. ‘공동경비’의 의미를 다시 찾는 경우는 남북회담이 개최될 때다. 고위급 회담이 열리면 분단선은 효력을 상실하고 양측 인사들의 왕래가 자유로워진다.

 JSA 내의 모든 장소가 아픈 역사를 담고 있지만 그중 분단의 슬픔을 가장 크게 전해주는 것이 ‘돌아오지 않는 다리’다. 다리는 목포에서 시작해 서울과 개성, 평양을 거쳐 신의주까지 연결되는 1번 국도의 연장선에 위치한다. 정전협정이 체결되며 이곳에서 포로교환이 이뤄졌다. 당시 수많은 남과 북의 포로들이 한번 방향을 결정하면 돌아올 수 없기에 ‘돌아오지 않는 다리’라 불리게 됐다. 이후 북한 개성에서 공동경비구역으로 출입하는 다리로 사용됐지만 도끼만행 사건이 발생하며 폐쇄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세계 유일의 한미연합전투부대

 유엔사JSA경비대대는 남북 대치의 최전선에 있는 공동경비구역을 담당하는 부대다. 세계 유일의 한미연합전투부대로 한국군JSA경비대대와 미국군JSA경비대대가 더해져 ‘유엔사JSA경비대대’를 구성한다. 부대는 유엔사에 소속돼 있지만 2004년 7월 1일부터는 군수와 인사, 경비 임무가 우리 군으로 이관됐다. 부대 임무는 JSA 내 작전임무 수행을 비롯해 중립국감시위원회의 스위스와 스웨덴 대표단 경호 제공, 주둔지 방호 및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 본부구역 출입인원 통제 등 다양하다. 유엔사 군정위가 주관하는 안보견학 인원들에 대한 경호와 차량지원, 안내 등도 주요한 부대 임무 중 하나다. 최접점에서 북한군과 대면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부대원들은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정예요원으로 단련된다. 부대원들은 K5권총사격부터 분대전투사격, 근접건물전투사격(CQB: Close Quarter Battle) 등 실전과 같은 환경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며 임무수행능력을 높인다. 북한과 대면하며 작전을 수행하는 만큼 대원들의 자부심도 크다. 공병승(22) 상병은 “적이 눈앞에 보이는 최전방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군 생활에 임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훈련과 경계근무가 고된 것은 사실이지만 군 생활을 통해서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선 기자 < ys119@dema.mil.kr >
사진 < 조용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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