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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흐르는 저 강물처럼 겨레는 소망한다, 하나됨을

이영선 기사입력 2015. 10. 13   18:25

파주 고양

마주한 듯 한 시야에 들어오는 군사분계선 

해·강안 철책따라 밤낮으로 철통경계 임무

 

 


 


 

 

 

●임진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육지의 분단선

 동부전선과 서부전선의 마지막 지형은 복잡하다. 동부전선의 GOP 철책은 고성에서 해안과 만나며 경쾌하게 꺾이지만, 서쪽은 다르다. 군사분계선이 임진강과 만나며 강 위에 경계선이 그어진다. GOP 철책 역시 임진강에 막히며 그 역할을 다한다. 대신 임진강을 따라 펼쳐진 강안철책이 GOP철책을 대신한다.

 이렇듯 복잡한 양상에 서부전선에는 군사분계선(MDL)과 GOP 철책의 마지막 지점을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육군9사단이 담당하는 파주 만우리에 위치한 ○○초소가 바로 그곳이다. 초소에 올라서면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 그 중앙의 군사분계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 철책과 MDL이 직접 보이는 것은 아니다. 부대 관계자가 일러주는 지점을 눈대중으로 짐작할 뿐이다. 국토 분단의 단면을 대면하며 놀란 사실은 그 상징성보다 기자의 무심함이다. 남북 간 대치 지점이 한 시야에 들어오는데도 불구하고 ‘안타까움’과 같은 일반적 수식어로 포장하기엔 그 기분이 너무도 평이하다. 도도히 흐르는 임진강의 잔물결과 강 건너 우거진 초목에 평온함조차 느낀다. 분단의 아픔을 일깨우려 노력하지만, 마음속 깊이 가라앉은 감성은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 전후세대의 무관심과 먹고살기 바쁜 일상 탓이라 위로해봐도 메마른 감성의 발견이 달갑지만은 않다. 이와 비견되는 것이 365일 철책을 지키는 장병들의 마음가짐이다. 군 본연의 임무에 매진하는 것이 당연하듯 경계임무 수행의 자세도 반듯하다. ○○초소의 정지웅 상병은 “북한과 총부리를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으며, 전군을 대표해 이곳 임진강을 수호한다는 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안 임무와 함께 어로 활동 어민 보호도

 북한 마식령계곡에서 발원하는 임진강은 그 길이가 254㎞에 달한다. 하류에서 한강과 만나 서해로 흐르는 임진강은 우리 민족의 애환을 품고 흐른다.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한성을 버리고 몽진할 때 눈물을 흘리며 이 강을 건넜다. 6·25 전쟁 당시에는 우리 군과 연합군의 많은 장병들이 자유와 민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이 강에서 목숨을 바쳤다. 분단 이후에는 강 하류를 둘러싼 ‘강안철책’이 분단의 아픔을 이어받고 있다. 그럼에도, 임진강에는 여전히 일상이 이뤄진다. 지금은 흔치 않지만 어민들이 어로 활동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9사단 ‘어통소초’ 장병들의 임무 중에는 이들 ‘어민 보호’가 포함된다. 소초가 담당하는 구역에서 작업이 가능한 등록 어민은 모두 15명이다. 이들은 3월부터 11월까지 어로 활동을 하는데 붕어와 잉어, 실장어 등 계절별 어종이 구분돼 있다.

 어민들이 이용하는 보트는 무동력이어서 노를 저어 이동해야 한다. 동력선의 경우 자칫 월경과 전복 위험이 있어 무동력선을 이용한다. 대신 1년에 1~2달에 한해 동력을 부착하는데 모두 어민들이 자체적으로 합의해 진행한다. 어쨌든 어민들이 어로 활동을 시작하면 장병들은 분주해진다. 어민 보호를 위해 강상에 그어진 1~3한계선마다 설치된 관찰 초소에 장병들이 배치된다. 긴급상황에 대비한 폰톤(보트) 대기조 등도 준비된다. 이들은 어민이 실수로 마지노선인 제3한계선을 넘을 경우 신속하게 투입된다. 이렇듯 어민 투입 때 동원되는 장병이 20여 명에 이른다. 그렇다고 본연의 경계임무가 면제되는 것도 아니니 업무가 가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여름철 한창 어로민이 많을 때는 하루 수면 시간이 4시간밖에 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평하지 않는다. 군의 임무가 국민 보호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어통소초의 신중섭 상병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군인으로서 항상 긴장감을 가지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상의 유엔구역 ‘한강하구중립구역’

 MDL 표지목 1번은 파주시 장단면 정동리에 위치한다. 남방한계선 역시 이곳이 시작점이다. 동쪽을 출발지로 삼으면 육지의 종단점이 된다. 이후엔 새로운 경계선이 시작된다. 임진강 강상을 따라 서해의 북방한계선(NLL)까지 이어진다. 인적 분단은 남과 북의 교류를 끊었지만, 자연은 그 장벽을 거부한다. 정전협정 이후 60여 년을 여전히 왕래하며 원래 하나의 나라였음을 일깨워준다.

 경기 파주시 탄현면 자유로 일대에 위치한 오두산통일전망대 아래의 한강은 북에서 발원한 임진강을 맞이한다. 이곳에서 만난 두 물줄기는 강화만을 지나 서해로 빠진다. 남과 북에서 발원한 두 물줄기가 상봉하는 이 지점은 유엔이 관리하는 ‘한강하구중립구역’이다. 오두산을 기점으로 김포 방면으로는 해병대가 담당하는 돌곶이 소초를, 임진강 방면으로는 파주 만우리 일대를 경계로 한다. 이 지역은 도시에서 북한을 최근접으로 바라볼 수 있는 요충지이기도 하다. 오두산과 김포에서 강 너머로 보이는 곳이 바로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관산반도로 북의 임한리 선전마을이 바로 보인다.

 오두산에도 강안철책이 지나간다. 강상의 분단선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두산에 위치한 ○○중대가 이 임무를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강안철책은 구릉이 없다. 하지만 오두산 철책만은 다르다. 최전방의 그것과 비견할 순 없지만 나름대로 강안부대 속 ‘산악철책’이라 칭한다. 또한 부대에는 ‘꼭짓점 초소’가 있는데 북의 임한리 선전마을과 ‘한강하구중립구역’을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지점이다. 그 상징성을 알기에 이곳을 지키는 장병들의 마음가짐도 단단하다. 부대의 조휘광 일병은 “여기는 북한이 한눈에 보이는 최전방이자 한강과 임진강이 교차하는 곳이다. 그 지정학적 중요성을 잘 알기에 항상 경계근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선 기자 < ys119@dema.mil.kr >
사진 < 조용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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