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응답하라 2015 병영생활관 탐방

한 지붕 두 가족...조국해양 우리가 지킨다

이영선

입력 2015. 09. 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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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속 육군 ‘해군 인방사 합동생활관’


육군17사단 맹호대대 육군경비정 대원들, SSU·해병대 병사들과 한살림

 

 


 

 

 육군과 해군의 경계가 없다. 합동훈련기간이 아니어도 육군과 해군이 항상 함께한다. 그렇다고 서먹함도 없다. 한공간에서 함께 지내고 부대끼다 보니 오해는 생길 틈이 없다. 이를 넘어선 전우애는 오히려 동일 군 이상이다. 일반 부대에서 경험할 수 없다는 특수성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육군과 해군이 하나 되는 공간. 해군 부대 안의 육군 생활관인 인천해역방어사령부(이하 인방사) 합동생활관의 즐거운 병영 이야기다.

 

 

군별 장벽 없애고 전우애로 한마음

 

 


 

 

   육군17사단 맹호대대 육군경비정(이하 육경정) 대원들의 군 생활은 색다르다. 육군 소속이지만 임무 수행 장소는 바다 위다. 일상생활 공간도 육군 부대가 아니다. 인방사 합동생활관에서 해군과 함께 지낸다.

8명의 육경정 대원들이 일과 후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인방사 합동생활관 3층의 맨 마지막 생활공간. 이곳에서 3명의 해군 해난구조대원(SSU) 및 2명의 해병대원과 함께 생활한다.

얼핏 보면 더부살이라 오해할 수 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인적 고립’이란 일반적 상식은 이곳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조국 수호의 의무를 함께 한다는 연대의식과 전우애는 ‘군별 장벽’을 무너뜨린 지 오래다. 오히려 일반적인 육군 장병들이 가질 수 없는 해군 및 해병대 문화를 이해하는 기회로 삼는다. 합동생활관에 첫발을 내디딜 때의 어색함은 오래전 기억에서 지워졌다. 타군 장병들과 함께하는 생활공간은 익숙함으로 스며들었다. 물론 건물 내 생활은 ‘합동생활관’의 규칙을 따른다. 해군이 중심이 되는 생활관 규정이지만 큰 문제는 없다.

 육경정 대원인 박한길 병장은 “일과 후 해군 및 해병대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고 얘기를 하다 보면 타군이란 어색함보다는 좋은 동료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며 “부대 내 복지시설도 좋고 비록 육군이 소수 인원이지만 가족 같은 분위기라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해군들과 융화와는 별개로 육경정 대원들만의 전우애도 끈끈하다. 타군 속 소수대원들이란 독특한 환경과 일반적 육군 임무와 전혀 다른 해상경계임무를 수행한다는 공통점이 가족 같은 복무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나강현 이병은 “8명밖에 되지 않는 대원들이 매일 함께 생활하는 환경에서 선임들이 많이 챙겨주고 보살펴줘 군 복무에 크게 어려움이 없다”며 웃었다.

 그래도 자칫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이 육군의 명예를 더럽힐 수 있다는 부담감에 항상 조심한다. 편안함 속에 긴장을 풀지 않고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세심한 신경을 쓰며 생활한다.

 

 

해군 같은 육군 임무 ‘해상경계순찰’ … 8인의 육경정 전사들

 

 


 

 

  육경정 대원들은 임무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일반 보병부대와 전혀 다른 바다 위 임무 수행이라는 특수성에 남다른 보람을 느낀다. 8명의 대원들은 한결같이 “바다를 지키는 육군이란 특수한 환경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이들 ‘바다 위 육군전사’들도 ‘육경정’이란 용어 자체를 모르고 입대한 경우가 대다수다. 대부분 신병교육대에서 ‘바다 위 임무’라는 소개에 남다른 군 복무 경험을 하고 싶어 지원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고 싶다는 차별화에 대한 욕망(?)도 경비정을 타게 된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고진성 상병은 “부대 전입 당시 해군기지로 들어와 당황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상병을 달았다”며 “매일 경비정을 타며 해상경계순찰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다른 육군과 차별화된 군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에 지원했지만 탈락해 육군으로 입대한 박한길 병장은 육경정 대원이 되면서 자신이 원했던 바를 이루게 된 경우다. 박 병장은 “어렸을 때부터 물과 바다를 좋아했기 때문에 군 생활도 바다에서 하고 싶어서 해군에 지원했지만 탈락했다”며 “육군으로 입대했을 땐 해군 군복을 입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컸지만, 현재는 매일 바다를 지킬 수 있어 만족한다”며 웃었다.

 ‘동력 수상레저 자격증’를 보유하고 있는 김하영 일병은 장래 직업과 연계돼 복무 만족감이 더욱 높아졌다. 현재 기관병으로 임무 수행 중인 김 일병은 매일 배의 기관을 직접 보고 배우며 관련 지식을 쌓고 있다. 기관에 대한 이해가 미래 ‘산업잠수사’의 꿈을 실현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으며 임무에 최선을 다한다. 처음엔 기관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최근엔 엔진을 식히는 ‘발전기 해수라인’의 고장도 현장에서 긴급 수리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김 일병은 “경비정의 기관은 나사 하나만 없어도 배가 움직이지 못할 만큼 중요하다”며 “경비정 기관병으로 복무한 경험이 전역 후 미래의 꿈을 앞당기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일 파도를 가르는 우렁찬 엔진 소리를 들으며 해양 수호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바다를 가르는 물보라를 보며 해양 경계의 중요성을 마음에 새긴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친구와 후배들에게 부대 장점을 자랑하고 오히려 육경정 부대를 권한다.

동반입대병으로 입대해 전입해 온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황준오 이병과 나강현 이병은 “육군이 배를 탄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져 육경정에 지원했다”며 “아직은 서투르고 미숙하지만 선임들의 관심과 지도를 받으면서 바다를 지키는 육군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경비정 운영반장 홍동수 준위

   “육군의 대표성 지니기에 … 무엇보다 예절 중요

 


 

 

   가족과 친구들에게 독특한 부대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이젠 옛일이다. 해군 부대 시설과 해군 장병들의 문화가 오히려 익숙해진 지도 오래다. 해군 기지로 면회를 오며 “육군이 왜 해군에 있느냐?”며 당황스러워하던 부모님의 얼굴도 추억의 서랍 속에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사이가 좋아도 손님은 손님이다. 해군 부대 속 육군 병사들의 행동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육군의 대표성을 지니기에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맹호대대 홍동수(준위·사진) 경비정 운영반장은 부대 생활에서 예절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홍 준위는 “해군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예절은 특히 중요하기 때문에 병사들에게 항상 주의를 주고 있다”며 “특히 이들에게 스스로 육군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지시킨다”고 밝혔다.

 해상경계임무와 소수 병력에서 오는 특수성도 그가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홍 준위는 “해상은 변수가 많고 적은 수의 병사들이 생활하기 때문에 그들의 애로점을 빨리 파악하고 부모님들과 연락을 하면서 입체적 병력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관 동료 해군·해병대가 말하는 육군]

 

● 권근윤 병장(해군 SSU)=육군 병사들이 타 부대에서 많이 외롭고 힘들겠지만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할 뿐 아니라 생활관에서도 항상 청결하고 주변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같이 지내기 좋다.

● 강동구 상병(해병대)=육군·해군·해병대 소속 전우들이 함께 모여 있어서 항상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 강경두 병장(해병대)=처음 만났을 때는 배를 타는 육군이라는 게 생소했지만 같이 생활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청결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다.

이영선 기자 < ys11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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