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광복70주년 60만 장병들과 나누고 싶은 우리 민족사 이야기

고대 한·중 국경선 ‘패수’는 동으로 흘러 발해로 들어가는 강

입력 2015. 08. 1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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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패수 위치에 따른 한국 고대사 강역, 어떻게 달라지나?



 

 

 일제가 추진한, 한국 고대사를 잘라내는 첫 번째 작업은 고대조선사를 신화로 만들어 조작된 허구의 역사로 만드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한국 고대국가들의 강역 자체를 없애버려야 한다고 판단한 조선사편수회는 고대 한·중 국경선을 가능한 한 동쪽으로 끌어들이고자 했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패수는 대동강’이라는 주장이었다.

 패수는 ‘동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는 중국 사서들의 설명마저도 ‘동(東)은 서(西)의 오(誤)일 것’이라는 궤변으로 억지를 썼다. 왜냐하면 패수가 동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갈 경우 패수는 중국에 있는 강으로 설명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중 국경선인 패수가 중국에 있을 경우 고대조선과 그 뒤를 이은 한국의 고대국가들이 대부분 만주를 포함한 매우 넓은 강역을 차지하면서 한국 민족사는 광활한 강역에서 매우 역동적으로 전개된 역사로 설명돼야 한다. 그럴 경우 조선사편수회가 추진하려던 고대조선사 왜곡(말살) 작업은 처음부터 벽에 부딪히게 된다. 따라서 어떻게든 패수를 동쪽으로 끌어들여야 했다. 그래서 조선사편수회가 그려낸 것이 ‘패수는 대동강’인 것이다. 그리고 이 논리는 아직도 우리 역사학계의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한국 역사학계에서 패수에 대한 해석은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고대국가로서 고대조선의 실재성을 부정하는 이들은 패수는 청천강 또는 대동강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위만이라는 인물이 청천강 유역의 유이민과 토착민을 기반으로 세력을 확장해 진(秦)·한(漢)대 한·중 국경선을 형성했었다고 한다. 한사군도 평양에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조선사편수회의 시각과 일치하며 중국 동북공정에 호응하는 논리다.

 그에 반해 우리 민족이 최초로 세운 나라를 고대조선으로 보는 이들은 사기 ‘조선열전’에서 말하는 패수는 발해의 서안에 있는 난하라는 입장이다. 패수는 동으로 흘러 바다(발해)로 들어간다는 중국 사서에 기초해 패수는 발해의 서안에 있는 난하로 보는 입장에 따르면, 패수가 낙랑 루방현을 나와 동으로 흘러 발해로 들어간다는 사서들의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며 한국 고대국가들을 무리 없이 우리 강역 안에 그려 넣을 수 있다. 이것이 한국 고대사 본래의 모습이다.

 그러나 고대 한·중 국경선이었던 패수가 대동강이라는 논리에 따르면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한국 고대국가들이 전부 국경선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따라서 대동강 북쪽에 있었던 고대국가들은 우리 민족의 역사라 할 수 없다. 전부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거나 허구의 역사로 다시 정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동북공정이 노리는 바다.

 이제 우리는 고대조선은 말할 것도 없고 북부여, 동부여, 고구려, 옥저…등등 우리 역사로 알고 있었던 고대국가들을 전부 중국 역사로 인정하든지 아니면 고대 한·중 국경선으로서 패수는 대동강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한국 고대사 해석상의 모순을 극복하고 본래의 모습을 찾기 위한 절실한 작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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