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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준 한국군, 외교·경제에도 협력 ‘물꼬’

이주형 기사입력 2015. 06. 16   17:53

<42> 초대 UAE 아크부대장 최한오 국방대 국제평화활동센터장

폭염 속 강도 높은 연합훈련…UAE, 높은 수준의 우리 군에 찬사

中·日처럼 해외 투자 확대해야, 해외 파병은 연장선…국격 높일 것

 

 


 

 


 

 


 

 

 

 2011년 1월 23일. 이날도 태극기는 어김없이 게양됐다. 하지만 여느 때와 다른 게 하나 있었다. 홀로 외롭게 펄럭이던 태극기 옆에 아랍에미리트(UAE)의 국기가 함께한 것이다. 이날 사막 한가운데 알아인 특수전학교 아크부대 연병장에서는 양국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UAE 양국 국기 게양식이 처음으로 거행됐다. 이는 앞선 11일 창군 최초로 군사협력 파견부대라는 임무를 받고 현지에 전개한 아크부대가 주둔지 경계시설 보강과 경계작전 및 경계근무체계 정착 등 부대 안정화 기간을 거쳐 주둔지 편성을 완료하고, 현지 임무수행 준비를 마쳤다는 신호탄이었다.

 아크부대가 머문 특수전학교는 1㎞×1㎞ 크기였다. 하지만 주위에 신병교육대, 포병부대, 밀리터리 칼리지 등이 함께 있어 알아인이라는 군사타운을 이루고 있었다. 석유 부국답게 갖춰진 시설은 최고였다. 기후 또한 훈련하기에는 매우 좋은 환경이었다. 초대부대장으로 1, 2진을 지휘했던 최한오 국방대 국제평화활동센터장(대령)의 회고다.

 “우리가 있을 때 사흘 정도 비가 오고 나머지는 거의 안 왔죠. 그래서 훈련하기는 좋았습니다. 사격 제한은 물론 훈련에 수반된 민원도 없었고요. 특히 고공강하팀은 훈련을 원 없이 했습니다. 강하를 75회 했거든요. 그 정도 횟수를 국내에서 하려면 3~4년은 해야 합니다. 그만큼 UAE에서 지원을 많이 해준 겁니다.”

 장병들은 이곳에서 단독이나 연합으로 다양한 훈련을 했다. 1진의 경우 특수전팀 4차례, 대테러팀 4차례, 고공팀은 2차례에 걸쳐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차수별 2주에서 4주간 UAE군과 동고동락하며 UAE 자산을 활용해 강도 높은 훈련을 한 것. 당시 훈련 때를 제외한 UAE군의 평시 일과는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였다. 더위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크부대는 UAE군과 훈련이 끝나고도 따로 훈련을 했다. 그 결과 훈련 초반 폭염 속에서 임무수행이 불가능하리라고 예상했던 UAE군으로 하여금 자기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훈련 목표를 완수해내는 한국군에 대해 찬사를 보내게 하는 성과를 냈다.

 물론 처음은 쉽지 않았다. 서로 간 문화 차이 때문이었다. 미리 공부하고 갔지만, 현지에서는 달랐다. 그들에게는 인도의 카스트제도만큼은 아니지만, 장교와 준사관, 부사관 등 계급 간 구분이 엄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아침체조 등 제한된 시간이었지만 계급 구분 없이 어깨동무하고 손을 맞대는 등의 접촉을 하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는 예의 없이 대드는 것으로 보이고 불쾌하게 생각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는 그런 것을 이해하고 방식을 달리하면서 해결됐다.

 ‘웃픈(웃기지만 슬픈)’ 기억도 있다. ‘교통 딱지’다. UAE는 물가가 비싼 만큼 주차비와 벌금 액수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대개 해외파병 1진들은 현지기관과 협조해야 할 것도 많고, 주요 인사들의 방문도 잦은 편이다. 그런 것을 한정된 인원으로 대처하려니 속도위반 등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그에 대해 미리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다. 경험이 쌓여야 해결될 수 있는 법. 덕분에 가외의 비용이 추가로 소요됐다. 1진들만 겪을 수 있는 웃지 못할 일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보람이 더 컸다는 것이 센터장 최 대령의 소감이다.

 “부대가 전개한 지 불과 2주 만에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던 해적들을 한국으로 호송하는 임무가 부여됐습니다. 그때 UAE에서 전세기를 내줬는데 이는 대단한 호의입니다. 이 일로 중동권 국가 내에서 국가적인 손해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국가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그 외에도 많지요. 아크부대를 통해 UAE군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군사뿐 아니라 외교·경제협력이 강화되는 데에도 일조했다고 자부합니다.”

 최 대령은 귀국한 후 국제평화지원단장을 거쳐 국방대에서 유엔평화유지활동과 다국적군 등 해외 파병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평화활동센터(PKO센터)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라크 자이툰부대 대대장부터 시작된 그의 해외 파병 경험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해외 파병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던졌다.

 “지금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은 경이로울 정도로 해외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중동에 이어 아프리카로, 그리고 중앙아시아로 확대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부족한 편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국가적인 차원에서 계획을 세우고 해외로 진출해야 합니다. 해외 파병은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국격을 높이고 국위를 선양하는 길입니다.” 

 

  [아크부대는?]

 아랍에미리트(UAE) 군사훈련협력단(아크부대)은 유엔평화유지군이나 다국적군과는 달리 국방협력 차원에서 파병됐다. 양국 간 경제교류와 방산 수출을 촉진하고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국익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11년 1월 1진 파견을 시작으로 현재 9진이 나가 있다. UAE 현지에서는 아크부대가 곧 한국을 상징하는 얼굴이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은 물론, 한국군의 명성도 같이 상승하고 있다.

이주형 기자 < jatak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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