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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단 공군기로 공수임무… 뿌듯하고 보람 ”

이주형 기사입력 2015. 05. 26   17:48

<40> 중국 쓰촨성 대지진 당시 공군 수송기 인솔한 유보형 예비역 대령

인적교류 벗어나 군 임무수행새로운 단계 승화 계기

당시 이명박 대통령 직접 청두 공항 찾아 공군장병 격려 

 

대통령님께 경례.” “충성.” 2008530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공항에서의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진지역에 구호물품을 전달하러 온 우리 공군 장병들을 찾아왔다. 이 대통령은 일일이 장병들 손을 잡고 격려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 “중국이 우리 군 수송기를 받아들인 것은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임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이 더욱 가까운 나라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 말처럼 이날의 의미는 컸다. 대한민국 공군이 인적 교류 차원이 아닌 군사작전이나 물자운송 등 군 활동을 위해 중국 땅에 착륙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공군 수송기의 중국 지원은 매우 급하게 진행됐다. 순방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 도중 현장방문과 구호물품 지원을 제안했고 이를 후진타오 주석이 받아들임에 따라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순식간에 이뤄진 것이다.

 



 공군5비행단 전대장으로 수송기 3대를 이끌고 중국에 지원 갔던 유보형(공사31기·당시 대령·사진) 공군사관학교 비행 교수는 그때를 이렇게 기억했다.

 “27일 야간비행 중이었는데 작전과에서 연락이 왔더라고요. ‘전대장님, 항공기 두 대 지금 야간비행 종료하고 서울 가셔야겠습니다. 중국 임무 나왔습니다’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기지로 복귀해 두 대를 이끌고 서울공항으로 갔습니다. 서울에는 한 대 준비시키라고 하고. 다음날 온종일 서울공항에서 영공통과, 연료보급, 지상 조업문제 등 관련 임무를 확인 및 점검하고 협조받느라 정말 정신없었죠.”

 그러는 동안 수송기에는 우리 정부가 마련한 구호물자가 차례차례 적재됐다. 승무원이 움직일 여유공간도 없이 꽉 채워졌다. 물자는 천막 2110동, 모포 3000매, 쇠고기볶음밥 등 비상식량 1만 명분, 수건과 비누 같은 위생도구 3000명분으로, 약 26만6000톤, 3억8000만 원어치였다.

 출발도 순탄치 않았다. 중국으로부터 아직 영공통과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무관부에 승인을 요청한 것도 28일 오전 9시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공항 활주로의 이륙대기선에서 모든 준비를 한 채 대기하기를 한 시간여. 마침내 승인이 떨어지고 29일 오전 7시께 이륙해 5시간여 비행한 끝에 청두 공항에 도착했다. 여기서 공군은 중국 장성이 영접 나오는 생각지도 못한 예우를 받았다. 인솔장교로 대령이 갔기에 대령급이 영접을 하는 게 통상적인 의전이었기 때문. 이는 그만큼 중국 측이 우리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물자 하역을 마친 공군은 바로 국내로 복귀하려 했다. 하지만 뜻밖의 소식에 발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이 다음날 청두공항으로 공군 장병들을 보러 온다는 것이었다. 난감했다. 바로 돌아갈 줄 알고 아무것도 준비해 오지 않았던 것. 심지어는 갈아입을 옷조차 없었다. 가진 것은 카드 하나뿐. 부랴부랴 무관을 통해 겨우 호텔을 잡을 수 있었다.

 “1987년 C-130 도입을 위해 미국에 교육을 간 것부터 시작해 걸프전 참전 등 다양한 해외공수임무를 해왔지만, 그처럼 기억에 남는 일은 손가락 안에 꼽힐 만합니다. 대통령께서 승무원들을 직접 만나 격려한 것도 큰 영광이고, 태극마크를 단 우리 공군기가 당당히 국가를 대표해 지원을 갔다는 데에서 달라진 국가의 위상도 느꼈고요. 어떤 임무보다도 뿌듯하고 보람 있었죠. 영접 나온 중국 장성이 감사해하는 그 표정도 생각나고요.”

 유 대령은 이후 전역해 공사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됐다. 공군의 해외재난구호를 위한 활동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활동에는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 유 교수 생각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군의 수송전력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평시에 국위 선양을 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은 바로 수송전력입니다. 현재 C-130이 투입되는데 이것은 장거리 전략용이 아닌 에어리어(지역) 개념에서 전술임무를 수행하는 항공기입니다. 가까운 중국이기에 곧바로 갔지, 이번 네팔 지진 같았다면 연료보급을 두 번은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략전술공수가 가능한 C-17급 정도의 전력이 시급하게 보급돼야 합니다. 그리고 조종사들이 맡은 행정임무를 맡을 운항관리팀 같은 조직을 만들어 조종사들이 비행임무에만 전념하도록 할 수 있다면 해외재난 지원은 물론 전·평시 임무에 더욱 효율적으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군의 해외재난구호는?

 우리 군은 해외재난에 대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긴급구호를 통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국제적 기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7년 3월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을, 같은 해 10월에는 시행령을 제정하고 2009년 매뉴얼을 작성해 해외긴급구호대가 48시간 안에 해외재난지역에 도착하도록 군 수송기 파견 및 후속지원 관련 국내외 긴급임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아시아 쓰나미(2004.3.1), 필리핀 레이테 섬 산사태(2006.3.1), 인도네시아 지진(2006.6.3), 캄보디아 태풍(2009.11.26), 일본 쓰나미(2011.3.14), 필리핀 태풍 ‘하이옌’ (2013.11.14) 등 해외재난이 발생했을 때 우리 군 수송기가 지원을 나간 바 있다.

이주형 기자 < jatak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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