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날씨로 읽는 삼국지

“설마 폭설에 공격하랴?” 吳, 방심 틈타 동흥 기습

입력 2015. 01. 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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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동흥전투와 이상기후


손권 위나라 호준, 3000 병력 비웃고 술판

할 사이 없는 육탄전 동흥 와르르

 

 

 


 

 

 

   손권의 죽음은 위와 오나라의 전쟁을 불러온다. 위의 사마사는 군사를 일으켜 오나라를 침공하기로 한다. 왕창과 관구검의 20만 대군은 남군이나 무창을 공격하는 것처럼 했다. 오나라가 동흥을 지원하지 못하게 했다. 그런 후 호준에게 7만 병력으로 동흥을 공격하게 한다. 사마사는 전적으로 호준을 지원했다. 동흥만 점령하면 오나라 공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오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요충지는 동흥이다. 큰 둑을 쌓고 좌우에 성을 쌓아 소호 뒤쪽의 공격을 대비할 수 있는 곳이다. 왕창과 관구검 장군은 군사를 좌우로 나누어 진을 벌이되 나아가지는 마라. 동흥군이 함락되면 그때 일제히 진군하라. 본진의 선봉 장군인 호준은 먼저 가서 부교를 세우고 동흥의 큰 제방을 점령하라. 그다음 좌우의 성을 빼앗으라.”

 사마사의 공격대상이었던 동흥제는 손권이 위나라 공격용으로 만든 곳이었다. 손권이 죽으면서 오나라의 실권을 쥔 제갈각이 다시 축조했다. 그는 동·서의 두 산을 꼭짓점으로 삼아 그 사이를 제방으로 연결했다. 그리고 양쪽으로 성을 쌓았다. 공격보다는 방어를 염두에 둔 구상이었다. 동흥 공격에 나선 호준은 먼저 양성을 포위했다. 그다음 제방을 파괴하려고 했다. 제방이 파괴되면 동흥 양성의 연계를 끊을 수가 있다. 또 제방에 가둬둔 물로 두 성을 수공으로 파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해에는 기상이변이 연속으로 발생했다. 겨울인 12월이었음에도 태풍이 몰아쳐 올라왔던 것이다. 여기에 지진까지 발생해 위나라의 작전은 큰 차질을 빚는다.

 위나라가 동흥제를 공격한다는 소식을 들은 오나라의 제갈각은 병력을 동원한다. 유찬, 여거, 당자, 정봉을 선봉부대로 삼고 자신은 본군 4만을 이끌고 출전했다. 오나라의 구원군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위나라는 제방파괴를 중지한다. 제방에 진을 치고 호수에 부교를 많이 만들었다. 성을 공격하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산에 의지한 두 성은 병력이 적었음에도 굳건히 성을 지켜내고 있었다. 위나라 공성이 난관에 부딪쳤을 때 오의 구원군이 도착한다.

 “위군은 허도와 낙양의 병사를 모두 끌고 왔으니 웬만해서는 회군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에게 강력한 타격을 입힐 필요가 있습니다. 저에게 선봉을 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봉의 제안을 제갈각은 받아들인다. 정봉은 수군 3000명을 이끌고 위군 선봉이 주둔하고 있던 서당을 점령한다. 위나라의 호준은 오나라가 겨우 3000명으로 쳐들어왔다는 소식에 비웃는다. 그리고 무시해 버린다. 정탐꾼을 풀어 위나라 소식을 들은 정봉은 쾌재를 부른다. 위나라의 호준은 날이 춥고 눈까지 내리자 술판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추운 날씨에 설마 남쪽지방에 살던 오나라 병사들이 공격하겠느냐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 지역은 겨울에 눈이 내리는 일이 매우 드물다. 그러나 이해 겨울은 이례적으로 독특한 기상이변이 많이 발생했다. 태풍의 내습, 지진 발생, 그리고 폭설까지 내린 것이다.

 정봉은 상대편의 생각을 뒤집는 전술을 사용한다. 병사들 모두 갑옷을 벗고 맨몸으로 칼만 가지고 공격하게 한 것이다. 오나라 병사들의 모습을 본 위나라 장수들은 큰소리로 비웃는다. 술판의 귀한 안줏거리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오나라의 공격에 부장들에게 대응하라 하고 술자리를 이어간 것이다. 정봉이 단검을 빼들고 뭍으로 뛰어내리니 3000 군사가 단검을 빼들고 기슭으로 뛰어내린다. “엇!” 할 사이도 없이 위군 진영으로 뛰어들어온 오나라 병사들이 육탄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몇몇 부장들이 죽고 위군의 수비가 흐트러졌다. 정봉의 공격에 유찬, 여거가 합류하면서 위군을 협공하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오군의 협공에 위나라의 호준은 제방을 버리고 부교를 통해 탈출한다. 수많은 병사가 부교에 올라타자 오나라의 수군이 부교를 공격해 위나라 병사들이 수도 없이 익사했다. 호준은 간신히 목숨만을 구해 도망친다. 동흥 점령 소식을 기다리던 왕창과 관구검도 남군과 무창을 포기하고 어쩔 수 없이 퇴각한다. 제갈각은 위군이 모두 물러난 253년 2월 의기양양하게 건업으로 금의환향한다. 위나라를 물리친 제갈각의 인기는 절정에 다다른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TIP] ‘잘나갈 때 조심하라

 

    동흥전투에서 오나라가 위나라로부터 획득한 물자는 엄청났다. 수레와 소, 말, 당나귀는 각각 수천에 달했고 군수물자는 산처럼 쌓였다고 한다.

    이 공으로 제갈각은 양도후에 형주와 양주목에 동시에 임명받았다. 아울러 금 100근과 말 200필, 비단과 베 각 1만 필을 하사받았다. 제갈각은 동흥전투로 인해 심하다 싶을 정도의 자신감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의 자신감은 지나친 자만심과 공명심, 그리고 오만함으로 나타난다.

    제갈각은 날이 풀리는 봄이 되면 다시 위나라를 공격하자고 한다. 오나라는 동쪽을, 촉나라는 서쪽을 공격해 위나라를 멸망시키자는 것이다.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었음에도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말한다.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한다”고. 그러나 제갈각은 승리의 감정에 도취해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었다. 그는 결국 교만으로 망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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