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챔프, 클라우제비츠에게 길을 묻다

적 전투력 중심을 노리면 전쟁에서 승리하리라

입력 2014. 11. 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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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게이트볼과 힘의 중심


 게이트볼도 공 중심을 타격해야 하듯 병력 분산되면 인적·물적 자원만 소모

 

 

 

   어느새 겨울 문턱 입동을 하루 앞두고 있다. 바깥의 쌀쌀해진 날씨는 몸을 움츠러들게 한다. 아침저녁 쌀쌀함과 한낮 뜨거움, 세찬 비바람이 반복되는 날씨를 게릴라성 기상 이변이라고도 한다.



 ● 새로운 형태 전쟁, 게릴라전

 제6편 26장에서 30장까지는 전쟁터 방어에 관해 서술하고 있는데 게릴라전, 결정적 지점, 힘 중심에 대한 군사력 집중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26장 국민 무장은 오늘날 게릴라 전쟁과 국가 총력전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게릴라전쟁에 대해서는 첫 문장에서 ‘인민전쟁은 문명화된 유럽에서 19세기 현상이다. 그런데 이러한 전쟁 형태는 정치적 또는 군사적 관점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 그 이유는 정치적으로는 게릴라전쟁을 혁명의 수단으로 보고 법으로 선포된 무정부 상태라고 보기 때문이며, 군사적으로는 그러한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승리를 위해 사용된 힘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며 새롭고 훨씬 큰 잠재력을 가진 전쟁이 게릴라전임을 철학적 표현을 통해 언급했다.

 클라우제비츠의 이러한 관점은 19세기 초 나폴레옹 군대의 진흙탕 전쟁인 이베리아 반도 정복전쟁을 관조한 결과다. 이 추악한 전쟁은 6년 4개월을 끌다가 1915년 워털루에서 종말을 고하게 된다. 프랑스군은 이베리아 반도의 지형과 현지인 저항으로 이전과 전혀 다른 극심한 저항에 부딪히게 됐다. 결국 프랑스군 전체 병력 60여만 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32만5000여 명이 이베리아 반도 곳곳의 요지에 전개될 수밖에 없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 지역에서의 게릴라 습격에 대비해 병력은 곳곳에 분산 배치됐다. 더구나 해상이 봉쇄돼 지상 병참선에 의존해야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프랑스군은 불과 최대 6만여 명에 불과한 영국 연합군의 볼모가 돼 7년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소진했다. 결국, 게릴라전은 적 전투력 중심을 지향하고 있다. 게이트볼도 타종(打鐘)할 때처럼 공 중심을 타격해야 한다.

 

 ● 적 중심을 타격, 게이트볼

 고령에 적합한 단체운동으로 게이트볼이 있다. 한때 유럽에서 유행했던 크로케에 창안해 고안됐고, 크로케 기원은 페일 메일(paille maille)이다. 페일 메일은 13세기 초 프랑스 농민들이 즐기던 놀이였다. 이 경기는 양치기들이 사용하는 끝이 굽은 막대(crook)로 공을 쳐서 수양버들 가지로 만든 문을 통과시키는 것이었다. 필드하키와 유사하다. 그 후 페일 메일이 발전해 크로케가 됐고, 17세기께 영국과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게이트볼은 일본인 스즈키가 크로케에서 힌트를 얻어 고안했고, 우리나라에는 1980년대 초부터 소개됐다.

 게이트볼은 한 팀이 5명씩으로 구성된 2팀이 교대로 공을 스틱으로 쳐서 3개 게이트를 정해진 순서대로 통과해 골폴을 맞춘다. 경기 시간은 30분이다. 경기장은 고정된 시설물 없이 주변 평지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선수들은 자기편 공의 진행이나 게이트의 통과를 돕기도 하고, 상대방 볼의 진행을 방해하는 방법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코트 다른 쪽에 볼을 보내면 아웃, 다음 타순이 오면 코트 내에 쳐서 넣은 것으로 다시 게임에 복귀할 수 있다.

 떡메 같은 모양의 스틱으로 쉽게 공을 칠 수 있다. 자기 공을 쳐서 상대방 공을 맞히는 스파크 타격은 자기편 볼은 유리한 곳으로, 상대편 공은 불리한 곳으로 쳐 보낸다. 타순에 의해 게이트를 번호순으로 통과하고 골폴에 명중시키면 경기는 종료된다. 게이트볼에서 3개 게이트는 전쟁에서 전역, 공 타격은 중심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

  

 ● 전역과 힘 중심이란 

 27장에서는 전역(戰域) 개념을 구체화했다. ‘전역은 한 회전(回戰) 과정에서 전략이 구사되는 독립적이고 자족적인 공간이다. 이것은 시간과 공간을 아울러 함축한다. 한 공격자가 그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데 시간이 걸리는 과정에서 방어자가 자신의 전략을 도울 요새나 지형처럼 움직일 수 없는 요소들을 동원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여기에서 그 지역 농경 상태, 주민들 태도, 기후 등이 전역계획 수립에 반영된다.’ 병력과 무기 등 전투력뿐만 아니라, 전역 안 모든 요소를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힘 중심(enters of gravity)은 대부분 전투력이 모여 있는 곳으로, 그곳을 통해 제일 강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중심 구분과 군사력 활동 범위를 인식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판단력이 된다’고 했다. 이러한 중심과 중심 충돌은 28장 전쟁터의 주력전투 개념에서 언급하고 있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역에서 주요 전투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두 힘 중심들 간 충돌이며, 우리가 우리의 힘 중심에 더 많은 군사력을 집중할수록 그 효과는 더 확실하고 더 거대해질 것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오늘날 전쟁원칙으로 견고하게 자리 잡은 적 중심 격파, 집중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클라우제비츠는 이러한 내용을 7편 공격을 건너뛰어 8편 전쟁계획에서 소상하게 다룬다.

<오홍국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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