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국방일보를말한다

장병·독자와 소통하고 민군 화합의 장 열다

입력 2014. 10. 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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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민과 군을 이어온 각종 이벤트 - 진중문예·바둑대회·전우마라톤 등


1974년 건군 26주년 기념 첫 공모전 ‘진중문예’

장병 대거 참여 …25년간 인기리에 열려

 

민군 화합의 레이스 ‘전우 마라톤’ 2003년 스타트

제2연평해전 영웅 이희완 대위·황영조 선수 등 참가

주한 미군 함께 달리며 한반도 평화 기원

지난해 대회 10주년 맞아 건각 1만여 명 출사표

 

2004년 5월 창군 이래 첫 ‘반상의 축제’

초등생부터 일반인까지 참가 국내 최고수준 대회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대한민국에서 지난 50년간 ‘국방홍보의 첨병’ 역할을 수행해 온 국방일보는 군사·안보 전문 일간지 제작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 전개를 통해 민과 군을 하나로 잇고, 국군 장병들의 군 생활에 활력소를 제공해 왔다. 그동안 ‘국방일보가 했다’ 하면 창군 최초였던 각종 이벤트를 살펴본다.

 

▲ 일간신문사 ‘신춘문예’ VS 국방일보 ‘진중문예’

 건군 26주년을 맞은 1974년 10월 1일, 국방일보(당시 전우신문)는 창간 이후 최초로 총 6명의 진중문인을 탄생시켰다. ‘제1회 진중문예작품 현상공모’ 당선자를 발표한 것이다.

 국방일보가 창간 10년 만에 제호를 걸고 처음으로 기획한 이 공모전은 대한민국 국군이 있는 모든 병영을 대상으로 창작활동을 통해 정서를 함양하고 군인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1회 공모의 주제는 1970년대 한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군 새마을운동’과 ‘내무반 가족화 운동’이었다. 문예작품들은 수기(주제별)·소설·시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공모했으며 74년 5월부터 3개월간 모두 300여 편의 작품이 응모됐다.

 2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수기·소설 부문에서만 수상작을 각각 선정했다. 수상자들에게는 1만~5만 원의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상금과 상패가 수여됐다.

 현상 문예에 대한 장병들의 참여 의식을 확인한 국방일보는 이후 매년 ‘국군의 날’을 정점으로 진중문예 작품을 공모했다. 2회 때부터는 분야도 다양하게 넓혔다. 논문·단편소설·병영수기·시·만화·수필·사진 등 매해 3~4개 부문에서 작품을 공모했다.

 김응섭 국방홍보 65년사 편찬팀장은 “당시 국방일보 이름을 건 유일한 행사이자, 연중 가장 큰 행사였다”라면서 “인문학 침체기인 요즘에는 신춘문예 자체가 이슈가 되지 않지만, 당시는 문인들이 대접받던 아날로그 시대였고 군내에서도 진중문예 수상은 큰 영예였다”라고 회고했다.

 ‘글 좀 쓴다’ 하는 무인들과 문학지망생 병사들까지 대거 참여하면서 과열경쟁으로 인한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90년대 중반 소설 부문에서 수상한 A 병사의 표절 사건이다.

 국방일보에 게재된 수상작을 본 한 제보자로부터 동국대 교지에 실린 글과 같다는 연락을 받고 확인한 결과, 사실로 판명났다. 상금 중 일부를 방위성금으로 기탁하는 등 대담한(?) 행적을 펼쳤던 A 병사는 결국 꼬리가 밟혀 수상이 취소됐다.

 이 밖에도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진중문예’는 1998년 제25회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국방부 차원에서 호국문예 현상공모를 진행하면서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당시 국방일보가 배출한 진중문인 중에는 중앙일간지 신춘문예와 일반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문인도 여러 명 있다.

 2회 시 부문 당선자인 조병기 씨는 국방부 주최 호국문예 공모와 경향신문 신춘문예, 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와 시집 ‘가슴속에 흐르는 강’을 펴내는 등 활발한 집필 활동을 했다. 10회 때 수기 부문에서 가작으로 입상한 성동민 씨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을 계기로 시나리오 작가로 이름을 날렸다.

 한편 국방일보는 문무를 겸비한 군인들과 군인가족들이 글을 통해 생각을 공유하고 자신의 임무를 되새기는 기회를 계속해 마련하고 있다. 2000년 들어서만 ‘군인가족 수기 공모전’(2006) ‘안중근 장군 자서전 독후감 공모전’(2010)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 독후감 공모전’(2011) ‘임진년, 다시 쓰는 이순신전 독후감 공모전’(2012) ‘태극기와 나 수기 공모전’(2014) 등을 열어 끊임없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 민군 함께 달리는 화합의 레이스 ‘전우 마라톤’ 힘찬 출발!

 2000년대 들어 한국에는 마라톤 인구가 급격히 늘어났다. 군복 입은 군인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일과 후 시간을 이용해 영내에서 뜀걸음을 하며 체력을 단련했다. 또 동우회 등의 모임을 조직해 전우들과 더욱 끈끈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방일보는 이러한 병영 분위기에 착안해 창군 이후 최초로 군 장병(한국군·미군)과 민간인이 함께 뛰는 ‘제1회 전우 마라톤 대회’를 2003년 10월 1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일대에서 성대히 개최했다.

 대회는 현역·일반·여성부로 나눠 하프 코스와 5㎞ 코스로 진행됐다. 당시 네 살배기 김가현(인천 부평) 군부터 일흔다섯의 박하천(경기도 성남) 할아버지까지 모두 6600여 명의 선수가 출전해 통일로를 힘차게 내달리며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했다.

 특히 이희완(해사 54기) 당시 해군대위 등 22명의 제2연평해전 영웅과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선수, 최초의 여성 장군인 양승숙(간호후보 29기) 국군간호사관학교장, 주한 이탈리아 무관, 태국·미국 무관부 장교들, 미2사단 소속 주한미군 장병 등 300여 명의 외국군 장병들까지 참가해 우정과 화합의 레이스를 펼쳤다.

 목발을 짚은 채 대회에 출전한 이희완 해군대위는 5㎞ 완주 후 기자회견을 통해 “제2연평해전 당시 세상을 떠난 6명의 전우를 기리기 위해 전우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면서 “통증이 약간 있었지만 황영조 선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뛰면서 페이스를 조절해줘 무난하게 완주할 수 있었고,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2002년 6월에 월드컵뿐 아니라 제2연평해전이 벌어졌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 모든 국민이 항상 투철한 안보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이날 대회 현장에서는 KBS를 비롯한 20여 개 매체가 열띤 취재 활동을 펼치며 대회를 향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당시 KBS 보도국 권재민 기자는 “국방부 차원에서 놀라운 행사를 기획했다고 생각했지만, 규모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며 “군 장병들의 숨소리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국방일보는 10월 13일자 1면 ‘6600여 혈맥 통일로 박동치다’라는 전단 제하의 기사를 비롯해 총 4개 면에 이날 행사의 이모저모를 상세히 실었다.

 군내·외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수작’으로 평가받은 ‘전우마라톤 대회’는 이후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열렸다.

 특히 한미동맹 60주년이자 대회 10회째를 맞은 지난 2013년은 더욱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 대회에는 종전 5000명의 2배인 1만여 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장소도 참가 규모에 맞춰 모든 인원을 안전하게 수용할 수 있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평화광장을 지휘소로 삼았다. 코스도 10㎞, 5㎞에 더해 하프를 재신설해 총 3개를 운영했다.

 특별한 손님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제1회 백선엽상’ 수상자인 고(故) 워커 장군의 손자들을 비롯해 지난 1976년 북한의 도끼만행 당시 JSA에서 대대장으로 근무했던 빅터 S. 비에라 예비역 육군대령 부부 등 14명의 한미동맹 공로 인사들이 참석해 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올해는 9월 20일 서울 여의도 한강 변에서 제11회 대회를 개최했으며, 해를 더할수록 민ㆍ군이 함께하는 대표적인 가을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창군 이후 최초 ‘반상(盤上)의 축제’ 개최

 바둑은 건강한 두뇌 스포츠로 병영에서도 오래전부터 장병들의 취미생활과 여가선용에 크게 이바지해 왔다. 이에 국방일보는 2004년 5월 창군 이래 처음으로 ‘반상(盤上)의 축제’를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국방홍보원이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한 ‘제1회 국방일보배 청소년 바둑대회’는 미래 우리나라 안보를 책임질 젊은이들의 바둑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군에 대한 이미지도 높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사실 기획 단계에서는 군 장병만을 대상으로 한 ‘진중바둑대회’ 성격이었다. 그러나 준비 과정에서 ‘바둑 고수’로 알려진 당시 조영길 국방부 장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일반인까지로 참여 폭을 넓히면서 그야말로 ‘민·군 화합의 장’이 됐다.

 1~2일 이틀 동안 국군체육부대 선승관에서 일반부·중등부·초등부 등 3부문으로 나누어 개최된 이 대회에는 초단 이상 바둑 애호가 370여 명이 참가해 열띤 대국을 벌였다. 그 결과 서울 중구의 한문덕(24) 씨 등 3명이 부별 우승자로 선정돼 상금과 아마추어 5단 인증서를 받았다.

 당시 윤현석 프로 7단은 참관기를 통해 “민·군이 하나가 된 국내 최고 수준 대회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더 많은 군인이 참가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이번 대회가 병영 내 바둑 활성화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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