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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그럴듯 속은 골병 든 軍部…北 상황 급변할 수도

기사입력 2014. 08. 28   17:26

④ ‘김정은, 결국 군부에 의해 축출될 것이다’


 김정은이 집권한 지 어느덧 2년 반이 훌쩍 지나갔다. 이 기간에 북한에서는 참으로 많은 일이 벌어졌다. 권력기반이 미약했던 김정은은 본인 중심의 체제를 구축하는 데 혈안이 됐고, 위정자들은 공동운명체적 인식하에 맹종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북한은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을 했고,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됐다. 이로 말미암아 외부로부터 지원은 단절되고 대외 경제활동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그리고 주요 직책은 무게감이 한층 떨어진 소신 없는 충성파들로만 채워졌다. 이 와중에 권력투쟁이 벌어져 장성택과 그 측근들이 무참히 숙청됐다.

김정일 말기에 일을 잘해 발탁된 것으로 알려진 리영호 총참모장과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등도 역시 전격 경질됐다. 한편, 중국·러시아 쪽 국경감시체제를 강화해 북한 주민들의 탈북 시도를 원천 차단하고 있는데 이는 상처 부위를 덧칠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 상층부는 숙청될까 두려워

이래저래 주민들은 생활고 때문에, 김정은 집권 후 보직된 고위직들은 생명을 부지하느라 불안정한 상태에 있기는 마찬가지다. 상층부는 자칫 잘못하면 숙청될까 두려워 겉으로는 충성을 다하고 있는 척하고 있지만, 내면으로는 김정은의 잔인성과 통치력 부족에 대해 준엄한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북한군도 별반 다름없을 것이다.

‘권력은 총구로부터 나온다’는 모택동의 말을 신봉하고 있는 군사국가인 북한에서 군은 정권을 옹위하기도 하지만 전복시킬 수도 있는 위험한 집단이다. 군에 불평과 불만이 쌓여 가면 군부는 유사시 김정은에게 등을 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회가 오면 김정은의 가슴에 직접 비수를 내리꽂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일성이나 김정일 시대에도 반대파들이 반기를 든 사건이 있었으므로 김정은에게도 이러한 사건이 일어날 개연성은 충분하다.

김일성은 1956년 8월 종파사건과 1967년 갑산파 사건, 1992년 소련 프룬제군사학교 출신들의 쿠데타 사건 등을 겪었다. 김정일도 집권하자마자 6군단에서 반정권 모의가 있었고, 이에 격분한 김정일이 6군단을 해체해 버리고 말았다. 이후 감찰과 정보기관은 더욱 조직화하고 강화됐다. 그런데도 통치력이 부족한 김정은이 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어 쿠데타나 반기를 들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고, 오히려 더 높은 상황이다.

● 군인들 불평·불만 한계점에 도달

김정은 정권의 쿠데타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은 장성택 처형 판결문에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장성택은 “군인들의 생활이 더 악화되면 군대도 정변에 동조”할 것이고, “정변은 순조롭게 성사될 것”으로 봤다는 것이다. 쿠데타 가능성과 더불어 코너에 몰린 정통군인들의 개인적 원한에 의해 김정은이 하루아침에 죽음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군인들의 불평과 불만이 다음과 같은 사유로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선군체제를 당 중심의 체제로 만들면서 군의 위상이 많이 추락했다. 김정일 사망 2주기 주석단을 보면 군부 인사들이 상위에 위치해 있지만, 내실은 군이 당과 총정치국의 뜻대로 좌지우지되고 있다. 총정치국장에는 오진우·조명록 등과 같은 정통군인들이 보직돼 왔으나, 김정은이 집권한 후에는 당 관료 출신인 최룡해에 이어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인 황병서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자연히 당쪽을 대변하게 될 것이므로 군 운영에 필요한 제 역할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 상대적으로 군은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둘째, 군 요직의 빈번한 교체와 군을 경시한 인사 조치로 불만을 사고 있다. 군의 요직이 김정은에게 무조건 충성하는 2류급들로 보직돼 능력도 없는 데다 눈치만 보느라 군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 이는 주요 직위자들의 잦은 교체와 계급 강등의 악순환 고리를 만들고 있다. 군인에게 강등이란 어떠한 경우든지 가장 수치스러운 일이므로 강등을 당한 자들의 기분이 좋을 리는 없을 것이고 자연 김정은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이 군을 마치 병정놀이하듯 주무르고 있는데 이러한 처지에 놓인 군부가 언제까지 지켜만 보고 있을지 의문시된다.

 셋째, 군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북한군은 군사비 중 절반 정도를 수산물 채취, 광산과 농장 운영, 무역회사 등 각종 수익사업을 통해 자체 충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업들이 금지되거나 내각으로 전환돼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 절대 충성파 일색의 군부 인사들이 군의 실상을 제대로 보고도 하지 못해 그 고통을 고스란히 중간 이하 계층에서 떠안고 있다. 리영호 총참모장의 경질 이유 중의 하나도 군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되자 불만을 표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넷째, 대부분의 기혼 간부와 그 가족들이 신빈곤 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김정은이 집권 후 장령(장군)들을 달래기 위해 매달 미화 1200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있지만 정작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은 중간 간부들이다. 군인 가족들은 장마당에 나가지도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어 겨우 연명할 수 있는 정도의 급식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내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현상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

●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

주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풀어 갈 대내외 여건도 좋지 않은데 통치력이 부족한 김정은이 지금과 같이 전권을 행사하는 한 주민과 군인들의 고통과 불만은 더욱 쌓여만 갈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대규모 집회를 통해 충성서약만 받으면 모든 군인이 어떤 환경과 조건에서도 변함없이 충성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북한군의 실정은 김정은에게 충성만 하고 있을 만큼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어쨌든 김정은은 제 팔다리를 자르는지도 모른 채 칼날을 휘두르고 있어 제 명을 재촉하고 있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말처럼 총포정치를 하는 그도 언젠가는 칼날에 사라져 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축출되면 북한의 위정자들은 다시는 유일지배 체제를 세우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해 북한에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서게 되면 북한의 대내외 정책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방향으로의 체제 변화는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우리에게 좋은 여건을 제공해 줄 것이다.

 

<권 양 주 박사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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