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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명주소 & 현충시설] 독립운동가들의 ‘한과 아픔’ 서린 우리 민족의 성지

김용호

입력 2014. 09. 2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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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서대문형무소 역사관 - 서울시 서대문통일로 10길 251(서대문독립공원 내)


광복절 맞아 다채로운 행사 봇물

12일 옥사 체험 광복의 아침

한국보도사진 특별기획전

금난새 지휘 유라시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 등 볼거리 풍성

 


 



 

 

 불화로 같은 뙤약볕이 내리쬐는 8월, 무더위에도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곳이 있다. 바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다. 이곳에서는 우리 선열들의 독립 의미를 되새기고 올바른 역사관과 인류 보편적 가치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광복 69주년을 앞두고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나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여행을 넘어 ‘꼭 한번은 가봐야 할 곳’으로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를 품고 있는 서대문형무소 감옥에서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기개도 제대로 펴 보지 못한 채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갔다.

 서대문형무소는 1895년 일본 군함 운요호 사건이 계기가 돼 군사력을 앞세운 강화도조약이 강제로 체결된 후 1908년 ‘경성감옥(현 서대문형무소)’으로 세워졌다.

 일제 만행의 상징이 ‘조선총독부 청사’라면 약 40년 동안 일제의 억압을 견디고 저항한 민족의 상징은 ‘서대문형무소’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전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로 나오면 서대문독립공원이 반갑게 맞는다. 공원 중앙으로 들어가면 붉은 벽돌의 건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멀리서 보이는 붉은 건물에서 섬뜩한 기운이 풍긴다.

 1988년 폐쇄한 서대문형무소가 변신을 시작한 것은 1992년부터다. 당시 개발 논리에 밀려 아파트단지로 조성하자는 의견이 모였으나 광복단체의 반발로 무산돼, 서대문구청이 박물관으로 탈바꿈시킨 것.

 서대문형무소 담장의 망루가 역사관 입구다. 한눈에 보아도 일부 건물이 헐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관 관람 동선은 ‘전시관-중앙사-12옥사-11옥사-공작사(수감자 노역장)-한센병사(문둥이 병 환자)-순국선열추모비-사형장’ 순이다.

 입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전시관은 말만 들어도 소름이 돋는 옛 보안과 청사다. 1923년에 지어져 취조실, 소장실, 회의실, 사무공간으로 사용됐다. 내부에는 옥고를 치른 선열들의 재판기록, 수의 등 유품을 비롯해 일제의 만행을 담은 사진, 만주 상해 미주에서의 독립운동 사료, 고문용 기구 등 각종 유물과 문헌을 전시해 놓았다.

 1층 서대문형무소 역사실에는 1908년 일본인의 설계로 한국 최초의 근대식 감옥이 준공되는 등 이곳의 전말을 기록해 놓았다. 105인 사건을 시작으로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수용된다. 광복 직전 1944년에는 서대문형무소에 2890명이 수감되기도 했다.

 ‘민족저항’을 주제로 한 2층에는 의병 독립운동 등을 자세히 다뤘다. 5000여 명에 이르는 독립운동가 수형기록표로 구성된 민족저항실도 만난다. 보안과 청사 지하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육성도 울린다. 지하 1층은 일제가 애국지사를 고문했던 임시구금실과 고문실을 재현해 놓았다.

 중앙사는 3방향으로 부챗살을 펼친 모양을 띤다. 간수 감시대에서 옥사 전체를 감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독방 체험과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일본 간수에게 알리는 패통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중앙사 왼쪽에는 사형장(사적 324호 지정)이 있다. 일제가 1923년 지은 목조건물로 서대문형무소를 비롯해 전국에 투옥된 애국지사들이 사라져 간 장소다. 사형장을 지나면 애국지사들의 시체를 버리던 ‘시구문’이 있다.

 우리 민족의 한이 서린 역사관을 관람하고 나면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된다. 또 강한 힘만이 내 가족, 내 조국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끼게 된다.

 우리 국민들의 역사의식을 드높이기 위해 올해 광복절을 맞아 서대문독립공원에서는 오는 15·16일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14일 저녁 6시부터 광복절 오전 9시까지는 어린이가 포함된 가족 단위의 시민 40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1박 2일 옥사(獄舍) 체험 ‘광복의 아침’이 열린다. 14일 저녁 6시 30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10옥사에서 열리는 ‘사진으로 읽는 격동의 반세기’ 한국보도사진 특별기획전은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14·15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은 역사관 12옥사 앞 광장에서 독립군 대 순사 물총싸움, 15일 오후 5시부터 7시 30분까지는 역사관 전시물을 토대로 세 가지 단계별 과제를 수행하는 ‘독립군을 찾아라’도 펼쳐진다.

 행사의 대미는 16일 저녁 7시30분부터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베토벤 교향곡 ‘운명’과 하이든의 ‘놀람교향곡’으로 장식한다.

 

 <자료제공:서울지방보훈청>

김용호 기자 < yhkim@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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