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청춘예찬

세은이의 편지가 병영생활의 큰 활력

입력 2014. 07. 3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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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세은아, 잘 지내고 있지? 나는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 평소에는 전화만 하다가 막상 편지를 쓰려니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왠지 모르게 두근거리고 떨려서 글이 잘 안 써지네.

 소풍 가기 딱 좋게 햇살이 따뜻해지더니 어느덧 8월, 여름이다! 내가 입대한 지도 벌써 10개월이 다 됐고. 더 멋진 남자가 돼 돌아오겠다며 당당히 교육훈련단에 들어설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 참 빠르다. 눈물을 글썽이는 너를 보내고(너는 안 울었다고 우기지만) 입대했을 때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든 일 투성이었어. 뜨거운 햇볕 아래서 고무보트를 머리에 이고 달릴 때, 완전무장하고 천자봉을 오를 때,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나에게 힘이 됐던 건 네가 매일매일 보내준 편지야.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보내주는 너의 정성 덕분에 난 매일매일 동기들의 부러움을 샀고, 편지를 받는 저녁때면 항상 어깨가 으쓱해졌지. ^^

 그렇게 7주라는 시간이 흘러 기다리던 수료식 날. 너를 만날 생각에 거울을 보며 정모를 몇 번이나 고쳐 썼는지 몰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직도 수료식 날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 꿈 같은 수료식과 함께 다 끝난 것 같던 군 생활이 진짜로 시작됐잖아. 난 대한민국 서부전선을 지키는 해병대2사단에 전입을 명받았지. 너한테 말했을 때 “오오~ 잘 모르겠지만 멋진 걸!”하고 이야기하던 생각이 난다.

 아무것도 모르던 나였지만 훈련도 받고, 근무도 서고, 부서 업무도 배우면서 어느새 계급장은 한 줄에서 두 줄, 세 줄이 됐지. 힘들고 바쁜 날들이었지만 저녁때마다 너랑 통화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항상 힘을 받았어. 게다가 기념일 잊지 않고 직접 만든 과자며 편지까지 보내주는 이 센스쟁이!

 세은아!! 학교 수업에 시험 준비까지 힘들고 바쁠 텐데도 항상 내 생각하며 지금까지 기다려 주고 사랑해 줘서 고마워. 전역하고 네가 지금 나한테 해 준 것보다 더 잘해 주고 더 사랑할 테니까 기대하고 있어. 항상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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