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청춘예찬

사랑 가득 담긴 편지 덕분에 군생활 신바람

입력 2014. 06. 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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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훈련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갈 때도

내 사랑 은비가 보내준 사랑 가득한 편지 덕분에

무사히 마칠수 있었어

 

 


 내 사랑 은비! 이제 얼마 뒤면 우리가 사귄 지 900일이야. 900일에 딱 맞춰서 휴가를 나가려 했는데 하루 늦게 됐네. 첫 휴가인 만큼 은비 곁에 꼭 붙어서 휴가 내내 사랑 마구 쏠 테니까 받을 준비 단단히 해놔!

 내가 입대하던 날. 정말 까마득하게 오래전 일인 것 같지 않아? 펑펑 울 것 같은 우리 연인이었지만 다행인 것인지 떨어지는 순간까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어. 난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가족과 은비 곁을 떠나서 입영 대열로 들어갔었지. 무리 속에서 뒤를 돌아보니 아직 가족과 친구들이랑 함께 있는 사람이 더 많더라고. 조금이라도 더 있다가 올 걸 하고 후회하며 열심히 은비를 찾아봤지만 찾는 게 쉽지는 않더라. 그 순간 점점 실감이 나기 시작했어. 매일 곁에 붙어 있던 은비를 만날 수도 없고 목소리조차도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간신히 안정시키고 있었던 마음이 점점 흔들리고 하늘에서는 눈이 왜 이리 펑펑 쏟아지는지 눈물이 고이려 하더라. 이때 울려 퍼지는 애국가. 나는 있는 힘껏 큰 소리로 애국가를 부르며 마음을 꾹 눌러 진정시켰어.

 보충대에서의 하루하루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 밖에서의 자유로웠던 생활과는 달리 각진 걸음으로 대열을 맞춰 걸어야 했고 마음대로 씻지도 못하며 화장실 가는 것조차 구대장의 통제를 받아야 했고 계속되는 바쁜 일정에 쉴 틈이 없었으니까.

 보충대에서의 생활도 잠시, 곁에 있던 전우들과 정이 들려고 할 때쯤 여러 곳으로 배치받아 뿔뿔이 흩어져 1사단 신병교육대대로 배치를 받아서 왔어. 처음에는 보충대에서 전우들끼리 했던 이야기에 겁도 먹었지만 직접 와서 보니까 보충대에서 개인 시간도 보장해 주고 우리를 가까이서 꼼꼼히 신경 써 주시는 분대장님도 계셔서 훨씬 안정감이 들었어. 물론 본격적으로 시작된 힘든 훈련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갈 때도 있었지만, 매일 사랑 가득한 편지를 보내준 덕분에 훈련을 마칠 수 있었지. 저녁점호 이후 편지 받는 시간이 제일 기다려지고, 편지가 쌓일수록 행복해져 부자가 된 느낌이었어. 다들 제일 힘들어했던 행군도 20㎏이 넘는 군장이 내 어깨를 꾹 누르고 발걸음은 무겁게 만들었지만, 왼쪽 가슴주머니에 넣어 둔 환하게 웃고 있는 우리 사진을 꺼내 보며 내 사랑 은비랑 함께 걷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하나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

 내 사랑 은비! 은비를 사랑하는 마음은 절대로 변치 않는다고 약속할게! 건강히 멋진 모습으로 은비 곁으로 돌아갈 테니까. 알겠지? 난 항상 은비 곁에 있어! 사랑해 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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