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
로이완 중위와 같은 진정한 영웅들이 대한민국의 병영 곳곳에서 제 몫을 제대로 해낸다면 ‘강한 전사, 군대다운 군대’가 구현될 수 있다.
신년 벽두에 지휘관으로부터 선물받은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를 내가 처음 접하게 된 것은 14년 전 대위시절 수방사령관님 주관 임무형 지휘(Mission Command) 세미나를 준비하면서였다.
그때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는 세미나에서 제시한 유일한 사례로써 당시 색이 바랜 듯한 몇 장의 유인물로 돼 있어 책자로 발행된 지금과는 사뭇 다른 형태였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현행 업무에 급급한 대위급 사단 작전장교에게 상·하 지휘관과 참모간 의사소통을 통한 공감대가 전제돼야 성공적인 임무형 지휘가 가능함을 깨닫고 큰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선연하다.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에 나오는 로이완 중위는 죽음의 사선을 넘나드는 전장터에서도 두려움 없이 용기 있게 행동으로 도전했다. 그는 임무를 부여한 통수권자의 기대와 신뢰를 절대 깨뜨리지 않고 책임감 있게 창의적 행동을 수행해 마침내 임무을 달성한 진정한 영웅이었다.
또 로이완 중위의 주어진 과제에 머뭇거리거나 개인의 처지와 환경을 탓하지 않고 도전적으로 주저없이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변화와 혼돈의 이 시대에 부여된 임무를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롤모델’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로이완 중위와 같이 중대한 임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부하들을 얼마나 데리고 있으며 그렇게 교육훈련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로이완 중위에게 임무를 부여한 대통령과 같이 나의 직속상관은 나에게 절체절명의 막중한 임무를 부여할 수 있도록 나는 자질을 구비했나 되물어 보게 된다.
스스로 반문한 가운데 대위급 실무자로 당시 감동받았던 쌍방향 상ㆍ하 의사소통을 통한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급변하는 국제정세 및 전장상황 속에서 국가안보태세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직속상관 지휘방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간부들이 전문가 자질을 함양하고 도덕적·법적 인격을 갖출 때 우리 군이 신뢰받는 강군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됐다.
2014년 현재 국가차원의 안보·경제위기에서 육군은 될(DEL) 운동을 추진하는 등 ‘당장 적과 싸워 이기는 전투형 군대 육성’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필자 또한 연대장 보직을 10개월간 해오면서 긴장감 속에 일전불사의 정신적 대비태세를 갖추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불안정한 북한 정세와 잠재적 안보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동북아 국제정세 속에서 로이완 중위와 같은 진정한 영웅들이 대한민국의 병영 곳곳에서 제 몫을 제대로 해낸다면 ‘강한 전사, 군대다운 군대’가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부터 먼저 상급자에게 신뢰를 받아 임무를 완수하는 제2의 로이완 중위가 되면서 한편으론 로이완 중위를 배출해 내는 리더로서의 역할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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