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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큰 ‘별’ 故 채명신 장군님께

입력 2013. 12. 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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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호 병장 공군17전투비행단


사람·의리·원칙을 중시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탐욕을 부리지 않고 높은 위치에 올라도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겸손함과 위기에는 누구보다 용기를 가지고 불의에 맞서고 무엇보다 주위의 사람을 사랑하는 삶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채명신 장군님, 대한민국 공군17전투비행단에서 복무 중인 현역병장 최주호입니다. 얼마 전 장군님의 별세 소식을 신문으로 접한 후 장군님의 굳건한 성격과 청렴함 그리고 훌륭한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을 알게 됐습니다.

1948년에는 육군사관학교를 훌륭한 성적으로 졸업하시고도 모두가 기피하던 제주도로 발령됐지만 내색하지 않으셨고, 4ㆍ3사태 이후 목숨의 위협을 끊임없이 받을 때도 아픈 병사에게 죽을 먹이고, 병사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셨고 결국엔 이념을 넘어 병사들의 마음을 움직이셨다는 일화를 보고서는 그때 이미 높은 위치에 올라서도 낮은 사람과 동등한 위치를 마다하지 않으셨던 겸손함과 지휘관으로서의 아량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6ㆍ25전쟁 때 목숨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고립된 지휘관을 구하기 위해 연대장에 자원했다는 일화에서는 동료를 아끼는 전우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감탄한 건 장군님이 여러 전투에서 세우신 혁혁한 전공과 장군님의 뛰어난 지휘력이었습니다. 6ㆍ25전쟁 때 ‘백골병단’을 이끌고 후방교란을 했던 게릴라전은 오늘날 대한민국 국군 실전 사례 교육에서도 다뤄지고 있을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베트남전쟁 때조차 민간인들은 절대 죽이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뛰어난 게릴라 전술을 통해 많은 동포를 살리신 것을 알았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베트남 국민들에게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무예인 태권도를 전파해 태권도의 국제화와 세계화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은 것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인맥에 기대어 연줄에 의존하는 시기에 ‘사람’을 중시하고 ‘의리’를 중시해 곤란에 처하기도 하셨고, 결국에는 박정희 전(前) 대통령께 드린 충언 때문에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 일화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밖으로 좌측에는 커가고 있는 강대국 중국과 우측에는 태평양의 큰 국가인 미국, 아래로는 오래전부터 복잡한 관계인 일본, 위로는 오랫동안 애증과 증오의 대상인 북한이 얽힌 복잡한 갈등관계 속에서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 안으로는 이기심 속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안보의식이 필요한 이때에 장병들의 보안의식은 해이해지고, 국민들의 갈등은 커가고만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군님의 별세 소식은 우리나라 국민 그리고 전 장병에게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남겼습니다.

 장군님, 무엇보다 훌륭한 삶을 살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장군님 같은 분 덕분에 많은 사람이 자기들이 살아갈 길을 잃지 않고 올바르게 가고 있고, 남녀노소 모두가 다시 한 번 살아가면서 중요시해야 할 가치에 대해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리·원칙을 중시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탐욕을 부리지 않고, 높은 위치에 올라도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겸손함과 위기에는 누구보다 용기를 가지고 불의에 맞서고, 무엇보다 주위의 사람을 사랑하는 삶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이 편지를 쓰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부디 저 하늘에서도 살아생전에 하셨던 것처럼 대한민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셔서 많은 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앞길에 등불이 돼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면서 이만 마무리할까 합니다, 편히 쉬십시오.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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