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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전쟁은 지금도 살아있는 역사

입력 2013. 12. 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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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진 상병 육군2공병여단


나의 가족, 나아가 내 가족이
살 수 있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그 용기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게 6·25 참전용사분들에게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이번에 참전용사분들께 집을 지어주는 나라사랑 보금자리사업 임무 수행을 하면서, 6·25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하셨던 이윤주 선생님으로부터 6·25전쟁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또 입대를 하고 나서 6·25전쟁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참전용사분들이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셨다는 것이었고, 편지를 통해 감사함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저는 유학생으로 중학교까지만 한국에서 공부했고 대학원까지는 모두 외국에서 나왔습니다. 외국에 오랜 기간 머물러 조국에 대한 그리움이 늘 있었고 세계 속에 한국의 위상이 높아질 때마다 제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살았습니다. 또 제 방에는 언제나 태극기가 걸려 있을 정도로 저는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지난날 우리의 아픔에 대해서는 ‘그러한 일이 있었지…’ 정도로만 생각하고 가슴 깊이 그 아픔을 느끼지 못했고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군대에 오기 전 제가 아는 6·25전쟁은 피상적인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입대 후 구체적인 사실과 희생, 피해와 상흔에 대해 알게 되면서 마음속 깊이 감사하고, 또 아파하게 됐습니다.

 현재 전 우리가 왜 군복을 입고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나라를 지켜야 하는지 명확히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저는 실제로 전쟁을 겪질 않아서 참전용사분들이 어떠한 시련과 역경을 이겨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여러 전쟁 영화를 보고 감히 추측해 보건대, 상상만으로도 두렵고 간담이 서늘해집니다. 실제 그 자리에 있으셨던 참전용사분들은 아마 더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번에 제가 만나뵌 이윤주 선생님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어 “어떻게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용기를 내 싸울 수 있었느냐”고 여쭤 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나의 안위와 목숨을 생각하면 절대 총알을 뚫고 적진을 향해 돌진할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밀려 내 뒤에 있는 내 가족이 죽는다고 생각하면 적의 총알이 내 몸에 박히는 두려움보다 내 가족이 죽는 것이 더 두려워 적진을 향해 돌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가족, 나아가 내 가족이 살 수 있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그 용기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참전용사분들의 이러한 용기와 희생에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어떤 이들은 ‘6·25전쟁은 이미 흘러간 역사’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제가 느끼기엔 참전용사분들 때문에 흘러간 역사가 아닌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6·25전쟁 당시 참전용사분들의 사진을 보면 이 땅을 지키고자 했던 참전용사분들의 의지가 느껴져 저도 모르게 숙연해지고 또 나라를 생각하는 강한 마음에 감화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임무 수행을 할 때 선배님들의 그러한 불굴의 의지를 생각하며 계승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임무완수에 최선을 다합니다.

 군복을 입고 나라를 위해 복무하고 있는 지금, 단순히 시간과 공간에 끌려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항상 온 힘을 다해 훈련에 임하며 반드시 맡은 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선배님들의 유지를 받들어 우리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키겠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을 지켜 주셔서 저희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게 해주신 참전용사분들께 사랑의 마음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앞날만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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