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 입소 후 처음으로 맞이한 아침, 낯선 기상나팔 소리와 함께 나의 훈련병 생활은 시작됐다. 입대 전 일상이 자유로웠던 나였지만 일정한 틀 안에서 규율에 맞게 생활하는 군인으로서의 내 모습을 상상하니 기대가 됐다. 앞 사람과 발을 맞춰 걷고, 자연스레 두 주먹에 힘을 주고 있는 나와 동기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옷깃만 스쳐도 관등성명을 외치며 군대라는 곳에 나름 적응할 때쯤, 사격훈련이 시작됐다. 한 번도 만져보지 못했던 소총을 손에 쥐며 20발 모두 명중이라는 희망을 품었지만, 첫 단계 영점사격에서부터 ‘불합격’이라는 충격적인 세 글자를 얻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마인드 하나로 살아온 나였기에 실망하지 않고 PRI 교육을 열심히 받았다. 그리고 그 결과 실사격에서 1차 18발, 2차 20발이라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었다. 비록 PRI 교육간 팔꿈치에 상처와 멍이 생겼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목표했던 20발 모두 명중할 수 있어 보람된 사격교육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그렇게 긍정적인 마인드로 모든 훈련을 이겨내고 있을 무렵, 내 인생 최대의 도전이 다가왔다. 그것은 바로 축농증이 완치된다는 화생방 훈련이었다. 눈물ㆍ콧물 모두 흘리며 나오는 동기들을 보며 긴장하고, 나 역시 동기들과 같은 모습으로 나와서 서로 보며 울고 웃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화생방에 이어 신병 훈련의 꽃인 각개전투 훈련에서는 ‘훈련은 전투다 각개전투’를 외치다 목이 쉬고 온몸에 통증이 있었지만, 오직 수료식에서 만나 뵐 부모님과 가족들을 생각하며 견뎌냈다.
지난 5주간 훈련이란 큰 산을 넘는 과정에서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에게 조금 더 잘해 드릴걸’이라는 후회도 많이 했다.
이제 곧 수료식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부모님께서 얼른 오셔서 늘 말썽만 피우던 아들이 멋진 대한의 건아로 거듭난 모습을 보고 자랑스러워하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부모님과 동기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아버지 어머니! 아들 창원이입니다. 늘 긍정적인 마인드로 군 생활을 하며, 살이 아닌 생각이 살찌는 21개월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겨울이라 점점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시고, 남은 2013년 매일매일 행복하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동기들아! 오늘도 서리 내린 사단 신병교육대를 뜨겁게 달구며 우리 모두 힘내자! 화랑! 화랑!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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