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6·25 지원국열전

1일 최대 64회 수술… 수많은 생명 구한 이동외과병원

김철환

입력 2013. 07. 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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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노르웨이


 6·25전쟁 당시 노르웨이의 헌신적인 의료지원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노르웨이 참전 기념비’가 오늘 의정부에 세워진다. 국내 노르웨이 참전기념비는 동두천에도 또 하나가 있다. 이들 지역은 노르웨이가 전쟁 중 이동외과병원(NORMASH)을 운영하면서 주둔했던 곳이다. 이들 기념비에는 전상자뿐만 아니라 전쟁고아 등 민간인에게도 큰 도움을 줬던 노르웨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다.


 

노르웨이는 6·25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의지를 보여줬다. 1950년 7월 31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한국 민간인 구호를 결의하자 노르웨이는 즉시 미화 7만4600달러와 의류 126톤을 지원했으며, 유엔한국재건단에도 미화 172만5523달러를 기부했다.

 이어 유엔의 의료지원부대 파견 요구에도 동의한 노르웨이는 이동외과병원을 구성해 한국으로 보냈다. 이들이 한국에 도착한 것은 1951년 6월 22일이었다.

 병원 개소 당시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은 미군의 편성수준인 126명에 크게 못 미치는 83명에 불과했다. 부족한 인원을 한국인과 미군으로 보충하던 이동외과병원은 본국에서 적극적인 지원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의료요원 110명을 추가로 파견하면서 ‘노르웨이 육군 이동외과병원’이라는 공식명칭으로 거듭났다.

 수술실과 치과·방사선실·시약실·회복실·조제실 등의 시설을 갖춘 노르웨이 육군 이동외과병원은 야전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3일 이상 치료를 요하는 전상자들은 지체 없이 후방병원으로 후송시켰다.

 노르웨이 육군 이동외과병원 외과반은 참전 기간에 총 9600여 회의 수술을 했다. 이는 1일 평균 8회 수술이라는 놀라운 수치다. 또 전선의 전투가 격화되는 시기에는 1일 64회 수술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병원 내에서 또 다른 기록을 세운 부서는 방사선과였다. 이들은 참전 기간에 하루에 31명꼴인 3만6593명의 방사선 촬영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사용한 필름 매수는 18만3000매에 달한다.

 한국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인술을 펼친 부서는 1951년 12월 동두천에 개설한 외래환자진료소였다. 이곳에서는 월평균 600명 이상을 진료했다. 병원은 휴전협정이 체결된 뒤에도 1954년 10월까지 한동안 한국에 남아 민간인들의 건강을 돌봤으며, 많은 의료진이 6개월마다 교대할 수 있음에도 복무기간을 연장해 1~2년씩 의료봉사를 펼쳤다.

 동두천에 자리한 기념비는 노르웨이 의료진과 함께 일했던 한국인 병원종사자들이 성금을 모아 1972년에 세운 것으로, 헌신적인 의료지원에 대한 우리 국민의 진심 어린 감사를 담고 있다. 


김철환 기자 < droid00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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