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북한돋보기

경제난·식량난으로 한 끼 벌이에 나선다

입력 2013. 06. 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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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끝>북한 여성들


 일찍이 북한은 여성들을 봉건적 질곡에서 해방한다는 그럴싸한 명목 아래 ‘남녀평등권 법령’을 공포하고 여성들도 남성과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고 명시했다. 여기에는 여성들도 사회의 한 축이고 혁명의 한 쪽 수레바퀴를 움직이는 동력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해 여성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

 북한에서는 ‘여성은 생활의 꽃, 가정과 사회의 꽃’이라고 떠들어 대지만 이는 허울뿐이고 여성들의 처지는 갈수록 곤궁해지고 있다. 대대로 이어지는 남아선호사상과 남성 중심의 관습이 여성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계속되는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여성들은 시장에서 한 끼 벌이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몸을 팔아 하루하루를 연명하기도 한다. 북한 역전에서 여성들이 남성 여행자들을 상대로 민박을 권하거나 ‘꽃을 사라’며 접근할 때가 있다. 이는 먹고 살기 위해 몸을 판다는 뜻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북한 여성들은 대부분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일터에서 일한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면 마냥 쉬고 싶지만 배고프다고 보채는 아이를 보면 그럴 틈도 없다.

하지만,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우물에 물을 길으러 갔다 와보니 일을 끝내고 들어온 남편이 가족의 저녁거리를 들고 술을 마시러 나가 버린 게 아닌가.

 밥 달라고 울며 보채는 아이를 보며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던 아내는 술 취해 귀가하는 남편을 향해 ‘정말 너무한다’며 대들고 그 순간 뺨이 얼얼해진다. ‘어디 남편에게 삿대질인가?’라며 남편이 주먹질을 해댔기 때문이다.

 다음날 얼굴에 시퍼런 멍이 들어도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다. 친정에 가도 반기지 않는다. 시집을 갔으면 죽어도 시집 문턱 안에서 죽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설령 이혼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이혼녀라는 낙인이 찍혀 기댈 곳이 없다. 이유는 단지 여성이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오늘도 멍든 얼굴로 한 끼 벌이에 나서고 생사를 건 탈북을 시도한다. 이것이 오늘날 북한 여성들의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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