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북한돋보기

‘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중앙과 지방 사무원 특권 ‘천양지차’

입력 2013. 05. 0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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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사무원의 실체



 

 북한에서 정권 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통틀어 ‘사무원’이라고 한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출신성분이 좋고 대학 졸업 이상의 고학력과 전문성을 갖췄다. 일명 ‘간부’라고 불리는 이들은 중앙기관으로부터 지방 동사무소에 이르기까지 북한 정권의 중추적 기능과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사무원이라고 해서 다 같은 사무원은 아니다. 중앙기관이나 도·시·군 부서장, 고급 사무원들은 독재자 서명에 의해 임명된다. 재량이나 특권은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말 한마디에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할 수 있다. 먹는 것도 일반 인민들과 비교가 안 된다.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고급 승용차를 타고 온갖 혜택을 누린다. 또 특권의식에 젖어 인민 위에 군림하면서 독단과 전횡을 일삼는 데다 직권을 남용해 사리사욕을 채워 부정부패의 주범이 되고 있다.

 앞에서는 ‘인민을 위해 복무한다’고 떠들지만 뒤돌아서서는 주민이 굶주리든, 추위에 떨든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들은 하나같이 배가 불룩 나오고 얼굴에 기름기가 번지르르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농어촌이나 지방 말단 단위에서 일하는 사무원들의 처지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일반 주민들보다 조금 낫거나 그것보다 못한 생활을 하는 경우도 흔하다. 아무 권한도 없이 일은 일대로 하면서 욕은 욕대로 먹는다.

 기본적인 생활도 보장받지 못하는 형편에서 위에서 눌리고 밑에서 무시당해 그야말로 허울만 좋은 사무원에 지나지 않는다. 명색이 간부라 공익적 사명을 수행해야 하지만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위법행위를 눈감아 주다 파면되는 경우도 잦다. 이들은 북한체제가 갖는 모순과 계획경제 같은 잘못된 정책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 사회적 빈곤에 대해 대놓고 불평하지 못하지만 잠재된 의식 속에 불만의 씨앗이 점점 자라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처럼 북한 사회는 같은 사무원이어도 중앙 고급 사무원과 지방 말단 사무원의 특권과 처지는 천지차이다. 계급 없는 평등 사회라고 떠벌리지만, 간부들 사이에서도 이렇게 차별이 심한데 일반 주민의 삶은 얼마나 더 곤궁할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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