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보병장비이야기

<90·끝>신형 응급처치 키트 IFAK

입력 2012. 12. 24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8:49
0 댓글

출혈 방지·부상자 기도 확보 목적


CAT<전용 지혈대>는 美 육군 10대 발명품 중 하나로 꼽혀

미 육군이 2005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IFAK. 앞에 있는 검은 장비가 지혈대.                            필자제공

  2000년대까지 미 육군의 개인 지급용 응급처치 키트는 압박붕대 및 소독제 정도라는, 2차 대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미 해병대는 그동안에도 IFAK, 즉 육군에서는 위생병급에 지급되던 개인 응급처치 키트를 병사들에게까지 상당수 지급했으며 2003년에는 21세기 전장환경에 맞는 IFAK의 개량형을 만들어 지급하기 시작했다.

 10가지에 달하는 약품 및 용품이 들어 있는 신형 IFAK는 주머니 자체가 신형의 MOLLE 장비와 호환되는 규격이며 중상 처리용 키트와 경상 처리용 키트가 함께 들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상 처리용 키트는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것으로, 압박붕대 등의 내용물이 살균처리된 후 진공포장돼 오염 가능성을 차단한 데다 새로운 종류의 지혈제인 퀵클롯(QuickClot)이 함께 포장돼 있다. 퀵클롯은 분말형, 혹은 붕대형의 지혈제로, 환부에 뿌리거나 바르는 것만으로도 출혈을 빠르게 멈추게 한다. 대량 출혈 시에도 큰 도움이 되는 이 지혈제는 과거 수십 년간 가장 큰 고민이었던 지혈에 대한 해결책이었다.

 미 육군 역시 이런 추세를 외면할 수 없었다. 특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IED에 의한 부상자가 늘어나면서 개개인에게 지급되는 응급처치 수단에 변화를 줄 필요가 생겼던 것이다. 기존의 전투에서 부상자의 대다수가 총탄이나 파편에 의한 관통상을 입은 반면 IED 폭발은 화상이나 절단상 등 더 크고 출혈이 심하게 동반되는 부상이기 때문이었다. 퀵클롯 등의 지혈제 지급을 늘리고 훈련을 강화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이 때문에 2005년부터 미 육군도 개량형 응급처치 키트(IFAK : Improved First Aid Kit)를 내놓았다. IFAK에는 6종의 도구가 들어 있는데, 이것들은 크게 두 가지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다. 바로 출혈 방지와 부상자의 기도 확보였다.

 출혈 방지를 위해 육군의 IFAK에는 각종 붕대와 거즈는 물론 아예 전용 지혈대인 CAT(Combat Application Tourniquet)까지 들어 있다.

CAT는 신축성 밴드와 이를 완전히 조이기 위한 플라스틱제 막대가 세트로 돼 있는 것으로, 기존의 지혈 수단들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출혈을 멈출 수 있으며 2005년에는 미 육군의 10대 발명품 중 하나로 꼽혔다.

 CAT 외에도 신형 압박붕대(이스라엘에서 개발된 신축성 소재로 만든 붕대, 감은 뒤에 쉽게 풀리지 않고 압력을 계속 유지한다)와 거즈, 고정용 접착 테이프, 기도 확보용 튜브도 들어 있다. 의외로 많은 병사가 호흡곤란을 현장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질식사했기 때문인데, 기존에는 여기에 대처하기 위해 입이나 콧구멍으로 숨을 불어넣는 인공호흡법을 시행했지만 이 튜브는 아예 콧구멍에 꽂아 기도 내부까지 직접 숨을 불어넣어 인공호흡의 효율을 대폭 올릴 수 있게 돼 있다.

 또 다른 구성품의 하나가 바로 장갑이다. 의료용의 1회용 장갑이 밀봉 포장된 상태로 포함된 것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붕대 등 환부에 직접 닿는 것의 살균에만 신경을 썼지 그것을 부착할 병사의 손이 얼마나 위생적인지는 신경 쓰지 못했는데, 그러고 보니 정작 깨끗한 붕대를 써도 그것을 잡은 손으로부터 세균이 감염될 확률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위생 장갑은 이런 문제까지 상당 부분 해결했다.

<홍희범 월간 ‘플래툰’ 편집장>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