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보병장비이야기

<87>중국군 탄입대의 영향

입력 2012. 12. 03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8:45
0 댓글

美, 1990년대 후반 ‘레인저 랙’ 사용


체스트 리그 개념서 발전된 약식 전술조끼

미 육군 레인저 부대를 위 해개발된 ‘레인저 랙’. 필자제공
중국군 탄입대의 영향을 받은러시아제 체스트 리그.                                                                         필자제공

가슴에 두르는 방식의 탄입대인 중국군의 탄입대, 일명 체스트 리그는 의외로 많은 나라에 영향을 끼쳤다. 일단 전술조끼라는 개념 자체가 어느 정도는 체스트 리그의 영향을 받았다. 허리 탄띠에 탄입대를 결속하는 방식이 아닌, 무게중심을 좀 더 위로 배분해 상반신에 직접 착용하는 조끼 형태의 기원 중 하나가 미국이 베트남에서 겪은 체스트 리그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술조끼인 IIFS(Individual Integrated Fighting System) 베스트는 1980년대 끝 무렵에 등장했다. 비슷한 시기에 소련군도 체스트 리그 개념을 받아들여 자국 실정에 맞게 변형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것 역시 중국 영향이다. 1979년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싸운 소련군은 현지의 무자헤딘 반군이 대량으로 사용하던 중국제 체스트 리그(미국의 자금 지원으로 중국제 무기와 장비가 대량으로 현지에 조달됨)를 높게 평가했고, 곧 소련의 독자적인 버전으로 발전시켜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련, 그리고 그 뒤를 이은 현재의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체스트리그는 중국제를 베이스로 하기는 했으나 디자인과 기능성 면에서는 더 개량된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90년대 중반부터는 소재 자체도 나일론과 벨크로 등의 선진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주머니 구성 역시 6~8개의 AK 탄창(AK74·AK47 겸용), 3개의 수류탄, 3발의 수타식 신호탄, 1개의 대검, 그리고 방탄판이나 서류를 수납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 주머니를 연결하면 10발의 40㎜ 유탄(러시아 규격의 VOG-25)도 연결할 수 있다.

 미국은 전술조끼 개념을 발전시켰으나 체스트 리그 개념 역시 버리지 않았다. 90년대 후반 미 육군 레인저 부대를 위한 ‘레인저 랙’이라는 미국식 체스트 리그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MOLLE(Modular Lightweight Load Carrying Equipment) 시스템용의 PALS(Pouch Attachment Ladder system) 어댑터를 받아들여 현재도 사용되고 있다.

 랙, 즉 RACK은 레인저 돌격 휴대 키트(Ranger Assault Carry Kit)의 약자로, 체스트 리그 개념에서 발전된 일종의 약식 전술조끼다. 처음에는 중국의 체스트 리그에 가까운 느낌의 디자인이었으나 점점 발전되면서 현재는 일반 전술조끼에 비해 면적이 좁고 더 가슴에 가깝게 장착되는 형태의 것으로 발전했다.

 RACK은 꽤 오랜 시기에 걸쳐 나온 만큼 몇 가지 변형이 있었다. 그 중 현재 흔히 보이는 RACK 장비는 고정된 탄입대를 장착하지 않은 패널 형태로, PALS 어댑터를 이용해 각종 장비를 표면에 직접 부착하는 것은 MOLLE용의 전술조끼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면적이 훨씬 좁은 것이 일반적이며, 또 패널 자체도 앞쪽에 탄창을 직접 수납할 수 있는 주머니가 달려 있어 장착된 탄입대 외의 추가 탄창 운반이 가능하다. 패널 안쪽에도 서류나 방탄판 등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다. 참고로 2000년대 많이 사용된 미국 SDS사 제작의 RACK 장비는 최대 11개의 주머니(4개의 M16탄입대: 개당 탄창 2개 삽입, 수류탄 주머니 4개, 무전기 주머니 2개, 수통피 1개, 다용도 허벅지 장착 주머니)가 부속되며 이것들을 필요에 맞게 조합, 착용할 수 있다.

 RACK는 현재 장비 부착기능이 있는 방탄복들에 밀려 상대적으로 잘 사용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유사한 형태의 제품이 여러 업체에서 제작돼 특수부대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홍희범 월간 ‘플래툰’ 편집장>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