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新병영일지

나를 업그레이드하는 軍<60>육군39사단 헌병대 유진영 중사

김가영

입력 2012. 10. 15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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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 딱지 떼고 강한 헌병 됐어요”


강한 체력단련으로 체중 47㎏ ‘폭풍감량’ 허리 44인치→30인치…특급전사도 눈앞

육군39사단 헌병대 유진영 중사의 감량 전 모습(오른쪽 사진)과 무려 47㎏의 체중을 ‘폭풍감량’한 유 중사가 감량 이전 입
었던 전투복을 들어보이고 있다.부대제공


 “병사들에게 강한 간부로서의 모범이 되고 국민 앞에는 당당한 헌병이 되고 싶었습니다.”

 육군39사단 헌병대 유진영(26) 중사는 사단 내에서 유명인사다. 올 초까지만 해도 122㎏이었던 체중을 75㎏으로 줄여 무려 47㎏의 ‘폭풍감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007년 입대한 유 중사는 원래 키 180㎝, 몸무게 75㎏의 건장한 청년이었다. 고교 시절 축구선수로 활약한 터라 체력에도 자신 있었다. 하지만 군 생활에 잘 적응하면서 자기관리에 소홀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야식으로 라면 두 개에 캔 참치까지 먹었습니다. 통닭도 즐겼죠. 야식비만 매월 40만 원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몸은 정직했다. 1년에 거의 10㎏씩 체중이 늘어 허리가 44인치에 달했다. 문제점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달리기를 하면 300m를 못 가 뒤처졌다. 탄띠는 최대한 늘려야 겨우 착용할 수 있었다. 의식행사용 허리띠는 착용조차 못했다.

 “제 체중을 못 이겨 부서진 의자가 3개고 숙소 침대 다리도 부러질 정도였습니다. 맞는 옷이 없어 서울 이태원의 외국인 옷가게에서 옷을 샀지요. ”

 체력 검정은 겨우 합격했고 불룩 나온 배 때문에 전투복을 입어도 맵시가 나지 않았다. 스스로의 모습에 자신이 없어져 사진도 안 찍고 숙소의 거울도 다 없앴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현실에 안주할 때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올 1월 혹한기 훈련 때 차량 통제를 했는데 민간인들이 저를 가리키며 ‘저런 몸으로 어떻게 나라를 지키겠느냐’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지인들은 상처받을까 봐 그런 얘기 안 하셨거든요.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부대 내에서도 새로운 자극이 밀려왔다. 1월 부임한 권군중(중령·학군 27기) 헌병대장이 “과체중자는 전투력 향상은 물론 강한 헌병으로서의 용모를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체력을 적극 단련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었다.

 부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바쁘다는 핑계로 체력 단련 때마다 체조만 하고 뜀걸음은 슬그머니 빠졌는데 헌병대장이 함께 뛰니 그럴 수가 없었고 유 중사는 ‘이참에 꼭 살을 빼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마음먹은 일은 꼭 해내는 성격의 그는 지난 3월부터 ‘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비법은 없습니다. 식사는 점심 한 끼만 먹고 야식을 끊었습니다. 운동은 매일 체력단련 시간만 잘 활용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말이면 축구와 등산을 했지요.”

 결과는 놀라웠다. 한 달 만에 무려 20㎏이 빠진 것이다. 부작용도 없었다. 하지만, 4월 중순이 되자 감량이 정체기를 맞았다. 효과를 높이기 위해 현미·닭가슴살·두부·삶은 달걀 흰자로 구성된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먹자 다시 체중이 줄어 8월까지 27㎏을 추가 감량했다. 순간순간이 고비였다. 배고픔을 참는 것, 그리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

 “체력단련 때 6㎞를 뛰는데 처음엔 금세 뒤처졌죠. 그때마다 부대원들이 큰 힘이 됐습니다. 항상 격려하며 함께 뛰어준 덕분에 석 달 후엔 거뜬히 완주하게 됐습니다. 배고픔을 참는 것도 힘들었지만, 체중이 빠지는 기쁨에 참을 수 있었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고기를 넉넉히 먹어줘 폭식의 위험을 피했습니다.”

 체중이 줄면서 재미있는 일도 많이 생겼다. 가장 흔한 것이 부대원들이 유 중사를 못 알아보는 현상. 송용준(33) 대위는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는데 매월 얼굴이 달라질 정도인 것을 보며 감탄했다”고 말했다.

 체중감량은 큰 선물도 안겨줬다. 지난 9월 장기복무대상자로 선정된 것. 체중감량 과정에서 보여준 강철 의지가 크게 어필했음은 물론이다. 체력도 일찌감치 ‘특급’을 받아 이제는 사격술을 연마하며 특급전사 등극도 노리고 있다. 내년 가을에는 마라톤 하프코스 완주에 도전할 생각이다.

 헌병대 차원에서도 체력단련 붐이 일면서 전 장병이 태권도 단증을 취득하고 특임대가 특공무술 승단 심사에 전원 합격하는 등 성과를 올리고 있다. 유 중사의 사례에 자극받아 15㎏을 감량하는 또 다른 부대원도 나왔다.

 “체중감량을 하면서 모든 일에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유 중사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 헌병분야 최고의 부사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그동안 격려와 도움을 아끼지 않았던 헌병대장과 부대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가영 기자 < kky7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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