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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실시간 벽투시 레이더

입력 2012. 02. 27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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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너머 20m까지 탐지 가능한 레이더 상용화


엄폐된 상황 정확하게 조기 진단해 적 무력화

3D 실시간 벽 투시 레이더 운용모습.               출처:http://www.camero-tech.com/products.php

새벽 1시 반, 건조한 모래바람이 이는 파키스탄의 어느 북부 지역. 특수부대 요원들이 헬기 레펠 강하를 통해 테러범들의 은거지로 침투한다. 그러나 건물 안쪽 상황을 알지도 못한 채 무작정 적진으로 뛰어들 수는 없었다.

 특수요원들은 첨단 투시장비를 이용해 2개의 출입문, 3개의 방, 그리고 외벽과 내벽으로 이루어진 건물 구조를 파악하고, 방마다 테러범들을 포착한 후 3개 전술조로 나뉘어 투입됐다. 건물 안의 테러범들은 저항했지만 자신들의 행동 패턴이 노출된 상황에서 특수요원의 침입에 대항하기는 무리였다. 특수요원들은 투시장비를 통해 별 피해 없이 테러범들을 신속히 소탕할 수 있었다.

 미국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네이비실(Navy SEAL) 팀이 작전에 투입되기 전 이미 빈 라덴 은신처 모형을 만들어놓고 수차례 훈련을 했다고 한다. 최근 군사정보 전문가포럼에 실린 글에서는 미국이 빈 라덴 은신처 내부구조 파악을 위해 벽을 투시할 수 있는 레이더를 사용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벽 투시 레이더는 엄폐된 적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해 조기에 무력화하고,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감시정찰센서다. 투과성과 분해능이 우수한 UWB(Ultra Wide Band) 펄스를 이용해 건물 벽 너머에 은폐돼 있는 표적을 탐지하고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운용자에게 제공한다. 미래 보병 특수전은 산업화·도시화로 작전환경이 시가전으로 변화함에 따라 이러한 첨단투시장비의 활용성은 점차 높아질 것이다.

 미국·영국·이스라엘 등은 특수작전 또는 대(對)테러리즘 작전수행을 위해 UWB 레이더 기술을 이용, 장애물을 투과할 수 있는 체계 개발이 활발하며, 이미 5㎝ 수준의 거리분해능으로 벽 너머 20m까지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상용화했다. 선진국들은 현재 개발된 체계에 대한 분해능·탐지거리 등의 성능 개량도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 개인 병사용으로 휴대성이 최적화된 소형 레이더들을 개발하는 추세에 있다.

 건물 구조의 복잡성은 벽 너머 표적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것에 장애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최근 연구되고 있는 벽 투시 레이더는 건물 내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보다 정확히 인식하기 위해 건물의 구조를 분석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의 DARPA는 건물의 구조와 내부의 사람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미래 벽 투시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VisiBuilding’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고, 이를 통해 건물 내의 복잡한 전파환경하에서 전파전달현상 해석기술, 센서배열의 배치 및 운용기술, 3차원 건물 구조를 실시간으로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는 UWB 기술을 군사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레이더 개발진입 단계로, 특히 벽 투시 레이더에 대한 개발 경험은 전무하다. 민간에서는 주로 근거리 개인 통신망 적용을 위한 UWB 기술 연구가 활발하지만 통신용 UWB 칩셋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군사용 UWB 레이더로의 응용은 어려운 실정이다. 또 경제성이나 전파법규 등의 실용화 장애요소도 극복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국형 벽 투시 레이더 체계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벽 투과 특성에 최적화된 UWB 안테나 설계기술, 임펄스 발생기술, 소형 RF칩셋 직접기술, 벽 투시 영상처리 기술에 대한 개발이 필요하다. 단기간 내에 선진국 수준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해외기술 협력을 통해 획득한 핵심기술과 국내에 성숙된 기술을 접목시켜 개발해야 한다. 언젠가 우리 손으로 만들어낸 벽 투시 레이더를 활용해 아덴만 여명작전과 같은 상황에서 특수요원들이 아무 피해 없이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하는 날을 기대한다.

<김진우 국방기술품질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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