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항공무기이야기

<94·끝>MiG-21 전투기

입력 2010. 12. 28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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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회성능 뛰어나 요격임무 수행에 적합


크로아티아 공군 소속의 MiG-21 bis-D전투기.
1950년대 초반, 미국의 제트폭격기 B-47·B-52는 구소련에 심각한 위협이었다. 구소련은 이들 제트폭격기가 마하 0.9로 침투가 가능해 기존 아음속 제트전투기로는 요격이 곤란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구소련은 제트폭격기 요격을 위한 마하 2급의 신형전투기 개발에 착수했다.

항속시간·작전반경 짧은 것이 단점

  MiG-21로 명명된 이 신형기에는 MiG-15 이래 전통적으로 추구된 소형·경량·단순화 원칙이 설계에 그대로 적용됐다. 이러한 설계방식 덕분에 MiG-21은 마하 2급의 최대 속도와 함께 소형·경량에 의한 높은 가속성능을 얻을 수 있었다. 고고도에서는 선회성능이 뛰어나고, 상승력도 우수해 MiG-21은 요격임무 수행에 적합했다. 반면 기내 연료탑재량이 적어 항속시간과 작전반경이 짧은 것이 단점이었다.

 MiG-21은 단순한 구조와 고성능에 힘입어 개발국인 구소련에서 25년간 생산됐고 중국·인도에서도 10여 년간 생산됐다. MiG-21은 생산되는 동안 수많은 파생형이 제작될 정도로 성공적인 전투기였다. 처음 등장한 지 50년이 지나고 있지만 MiG-21은 아직도 여러 국가에서 일선 전투기로 운용되고 있다.

 서방 측 관점에서 MiG-21을 평가한다면 상당히 거칠고, 임시적인 특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이 MiG-21을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된 제트전투기 반열에 올려놓 게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수가 생산되고 수출된 만큼 MiG-21은 수많은 분쟁에 투입됐다. 베트남전에서는 66년 처음 미 공군의 F-4C와 공중전을 벌였다. 북베트남 공군의 MiG-21은 전쟁 초기에 숙련도가 부족해 고공에서 요격 후 바로 이탈하는 전술을 보였다. 그러나 67년부터는 2기 편대로 적극적인 요격을 감행해 미군 전투기 18대를 격추시켰다.

 마하 2.3의 최대속도를 낼 수 있었던 MiG-21은 베트남전에서 AA-2 아톨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2발 또는 4발을 탑재하고 미군기를 요격했다. MiG-21은 23㎜ 기관포 2문을 기본무장으로 장착하고 있어 근접전에서도 미군기에 쉽지 않은 위협이었다.

 67년 후반이 되자 공중전 전술에 익숙해진 북베트남 공군은 MiG-21로 F-4 팬텀과 F-105를 견제하면서 RF-101·EB-66·F-102와 같은 항공기를 기습적으로 격추했다. 특히 F-105에 대해 MiG-21은 단 한 대의 손실 없이 9대를 격추하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된 제트전투기

 70년대 초 북베트남 공군은 출격 가능한 MiG-21을 93대 보유하고 있었으며, 6개월간의 공중전에서 미군기 18대를 격추하고 24대를 잃었다. 72년에는 야간폭격을 실시하는 B-52 폭격기를 추적해 미사일을 발사해 미군 측에 큰 위협을 주기도 했다. B-52에 너무 근접했던 한 MiG-21은 B-52 후미에 탑재된 12.7㎜ 기총에 오히려 격추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MiG-21은 베트남전뿐만 아니라 중동전, 인도-파키스탄 분쟁 등 수많은 분쟁에서 성능을 입증했다. 개발된 지 50년이 지났지만 MiG-21은 아직도 여러 국가에서 일선전투기로 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이스라엘 등이 다양한 성능개량 패키지까지 제공하고 있어 성능이 개량된 MiG-21은 향후에도 서방 측에 충분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용민 전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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