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美 해군 주력함으로 30척 건조 예정

버지니아급 잠수함 그래픽.

냉전의 종식과 함께 새로이 수립된 전략개념인 ‘From the Sea’에 따르면, 주 위협이었던 옛 소련의 잠수함 함대가 급격히 붕괴되면서 국제적인 안보위협 집단과 경제적 요소가 군사력 전개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대두됐고 이에 따라 과거의 대양에서의 해상 결전이 아닌 지역분쟁에 대비하는 새로운 전력이 요구됐다.

　연안에서의 전투를 위한 작전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잠수함이 요구됐고 이에 따라 미국 해군은 잠수함 획득계획을 신속히 변경했다. 29척을 목표로 건조하고 있었던 시울프급 잠수함을 과감하게 3척에서 중단하고 새로운 잠수함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최초에는 함명을 로마군병 100명의 지휘관을 의미하는 백부장(Centurion)으로 했다가 새로운 원자력 공격잠수함을 의미하는 NSSN(New Attack Submarine, Nuclear)으로 변경하고 1번함의 함명을 버지니아(Virginia)로 명명했다.

대지타격 위해 수직발사관 12문 설치

　NSSN이 수행해야 하는 임무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작성한 Bottom-Up-Review(BUR)에 “지역적 해양거부, 기동부대 지원, 대지 정밀타격, 전방전개, 감시 및 특수작전”으로 명시됐고 기동부대에 배속되거나 또는 독립적으로 수행토록 했다.

　1994년 1월 개최된 NSSN 획득위원회는 새로운 잠수함의 핵심적인 작전요구 성능인 ‘속력, 소음수준, 무장탑재능력 및 전투체계’에 대해 독립적인 패널(Panel)을 구성해 검증토록 했다. 패널은 잠수함 신기술, 획득, 설계, 건조 및 작전 분야의 예비역을 포함한 민간인 전문가로 구성됐고 위원들은 철저한 분석적 연구를 통해 검증했다.

　패널은 우선 NSSN에 최첨단의 신기술이 적용되고 있는지를 검토했고 새로운 소나체계인 경광개구소나(Light Weight Wide Aperture Array) 이외는 NSSN이 건조되는 기간 중에 추가로 개발될 신기술이 없음을 확인하고 NSSN 사업은 지연없이 즉각 추진토록 권고했다.

　작전요구 성능으로 첫째, 속력은 잠수함의 크기를 결정짓는 요소로서 한 번 결정되면 변경이 힘든 요구조건이기 때문에 최초 단계에서 결정돼야 하며, 속력 결정을 위한 고려 요소는 ‘회피속력, 기동속력, 탐색속력’으로 규정하고 가장 중요한 고려요소는 회피속력으로 규정했다. NSSN에 요구되는 회피속력은 적 잠수함을 탐지하고 어뢰를 발사한 후 회피 시 생존성을 보장할 수 있는 속력으로서 28노트 이상을 요구했다.

　둘째, 소음 수준은 잠수함에 탑재된 모든 장비 및 체계뿐만 아니라 탐색·공격 및 회피와도 연계되는 사항으로서 최초 단계에서 결정돼야 하며 러시아 아쿨라(Akula)급 잠수함에 적용된 소음감소 기술을 고려, 절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시울프급 잠수함의 소음 수준과 동일한 성능을 요구했다.

　셋째, 무장탑재능력도 최초 단계에서 결정돼야 할 요소로서 NSSN의 무장탑재능력은 시울프급에 비해 크게 감소해 함의 크기와 건조비를 절약했다. 시울프급은 660㎜ 어뢰발사관을 8문 보유하고 있으나 NSSN은 로스앤젤레스급과 동일한 533㎜ 4문을 보유하고 대지타격을 위해 수직발사관 12문을 선체 외부에 설치했으며 전술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했다.

　넷째, 속력과 소음이 잠수함 성능의 핵심 요소이지만 전투체계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전투체계에 적용되는 기술의 성숙도를 검토했다. 전투체계에 적용되는 전자기술은 상용기술의 급격한 발전을 고려해 개방형으로 하고 상용기술과 상용장비를 최대한 적용했으며 연안의 음탐환경을 극복하고 적 잠수함 탐지를 위한 최적의 소나체계인 경광개구소나를 탑재토록 했다.

전술핵무기 탑재·최고속력 34노트

　NSSN에 대해 “싸구려 시울프”에 지나지 않는다는 일부 비판론자들의 비평에 대해 패널은 강력하게 부정했다. 패널은 당시 94년부터 98년까지, 98년부터 2005년까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예상되는 신기술을 모두 검토해 최첨단의 기술이 NSSN에 적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현재 최고속력 34노트의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21세기 미 해군의 주력함으로 30척을 목표로 건조되고 있다.

<정성 박사·한국국방연구원 초빙연구원>
 
알림:지난 한 해 동안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인기리에 연재해 온 ‘해양무기 이야기’를 오늘로 종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