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보병무기이야기

<135>수중 돌격소총

입력 2010. 11. 08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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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수륙양용 ASM-DT소총 개발 실전 배치


러시아의 ASM-DT. 위쪽은 유탄발사기와 대검을 장착하고 수중용 탄창을 삽탄한 상태며, 아래 쪽은 지상용 탄창을 삽탄한
상태다.

구소련은 SPP-1M이라는 수중 권총을 성공적으로 개발, 운용했으나 곧 이것의 문제점 역시 빠르게 지적했다. 일단 장탄수가 4발에 불과하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였고, 두 번째는 사거리가 수중용이라는 기준으로 봐도 짧다는 것이었다.

 이런 일선의 요구를 받아들인 구소련의 총기 설계자들은 놀랍게도 ‘수중 돌격소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으며, 그 결과 완성된 것이 1975년에 채택된 APS이다.

 APS 개발의 핵심은 수중 권총보다 강력한 탄약을, 지상의 돌격소총과 마찬가지로 자동·반자동 선택사격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먼저 이들은 탄약 개발부터 시작했다. SPP-1용 탄약과 마찬가지로 화약의 힘으로 발사되는 긴 다트 형태의 탄약은 구경이 5.66㎜로 커지는 등 전반적으로 대형화됐으며, 이로 인해 수중 5m에서 30m, 수중 40m 깊이에서도 11m의 유효사거리를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지상에서는 물의 저항이 없어 사거리는 더 늘어나지만, 강선이 없는 총열에서 발사되므로 유효사거리는 그 수준이 약 100m에 불과하다.

 가장 중요한 수중에서의 작동은 뜻밖에도 지상용의 자동소총과 마찬가지로 가스압 작동식이다. 특수 설계된 가스조절기를 이용, 수중과 지상 모두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선택될 수 있는데, 수중에서 쓸 경우에는 총열을 포함한 총 전체가 물에 완전히 잠긴 상태에서 써야 한다. 또 공기와 달리 물은 압축되지 않기 때문에 몸통은 뒷부분이 뚫려 있다. 그렇지 않으면 물의 강력한 저항으로 작동에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이 총은 수중에서의 사용을 전제로 만들어졌으며, 이 때문에 지상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이때의 총열 수명은 180발 정도로 줄어든다(수중에서는 약 2000발).

 APS는 혁신적인 수중 총기이지만, 지상에서는 본격적 돌격소총과 비견될 무기는 아니었다. 이 때문에 부대에 따라서는 APS를 쓰지 않고 수중에서는 SPP-1M만을, 지상에서는 별도로 준비한 AK-74 소총을 쓰는 부대가 적지 않았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수중-지상 모두에서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돌격소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러시아군 특수부대의 요청으로 ASM-DT라는 수륙양용 돌격소총이 만들어져 2000년부터 실전에 배치됐다.

 이 총은 APS용과 흡사한 5.45㎜ 구경의 수중탄약과 AK-74용 5.45㎜ 탄약을 동시에 쓰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수중에서는 대형의 수중 탄약용 탄창을 쓰지만 지상에서는 AK-74용 탄창을 쓴다. 탄창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사용 탄창의 종류를 바꿀 때에는 탄창 멈치의 위치를 전진시키며, 이때 가스 조절기가 자동으로 지상 모드로 바뀐다. 강선이 파여 있어 지상에서의 명중률이 일정 수준 보장되지만, 강선은 화약 가스 일부가 탄자보다 먼저 앞으로 나가면서 총열 안에 남아 있는 물을 밖으로 뿜어내 안전사고를 예방하게 돼 있다. 여기에 더해 이 총에는 40㎜ 유탄발사기(GP-25)도 장착하도록 돼 있으며, 지상에서는 야시장비나 조준장비를 장착할 수 있다. APS와 ASM-DT 모두 지금은 해외 수출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홍희범 월간 `플래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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