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야전서살아남기

<20> 기초 생존의학(하)

입력 2009. 06. 05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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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주의 기초 생존의학은 쇼크 방지와 개방성 창상 시 생존자의 응급처치법이다. 쇼크 자체는 병이 아니다.

    쇼크란 순간적인 혈액순환 감소에 의한 산소결핍으로 허탈한 상태가 나타나는 증세다. 주로 급격한 상해를 동반한 출혈·화상·골절 등에 기인하며 손상이나 출혈이 심할수록 발생하기 쉽다.
    쇼크의 종류는 많지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불안감(초기 증상), 차가운 피부, 식은땀, 산소 부족으로 인한 청색증(피부가 파랗게 변하는 것으로서 특히 입술·눈 아래에 나타남), 빠르고 불규칙한 호흡, 약하고 빠른 맥박, 소변량 감소, 혈압 및 체온하강, 현기증, 구토, 의식불명 등이 있다.
    이 증세가 나타나면 ‘의식이 있는 환자’와 ‘의식이 없는 환자’로 구분해 조치해야 한다. 부상자의 머리와 몸을 수평으로 눕히고, 옷을 풀어주며 이때 두부 손상 환자를 제외하고는 머리를 낮춘다. 체온유지를 위해 젖은 옷은 가능한 한 빨리 벗기고, 노출된 부분을 모포나 상의·외투 등으로 덮어준다. 지면의 냉기를 막기 위해 밑에 적당한 재료를 깔아준다.

    차가운 지면과 맞닿은 신체는 지면으로 열 전도가 빨라 열손실을 가속화한다. 그러므로 오히려 상부를 덮기보다 지면의 냉기를 차단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두텁게 재료를 깔아줘야 한다.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전문산악인들이 좋은 침낭보다 매트리스에 더 신경쓰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또 처치 도중 호흡과 심장박동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수액보충은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따뜻한 물·소금·설탕 또는 차 등의 음료를 조금씩 먹이고, 의식이 없거나 두부 및 복부손상 환자에게는 음료를 줘서는 안 된다. 만일 홀로 생존 활동하는 전투원이라면 쇼크 증상이 느껴질 때 태양·바람·추위 등에 노출된 장소를 피해 지상에서 발을 머리보다 높게 들고 휴식을 취해 마음의 안정을 취해야 한다.
    ◆모든 상처는 세균감염 동반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으로 피부 혹은 조직이 단절·파열되는 것이 창상이다. 창상이 발생할 경우 지혈과 쇼크방지를 통한 응급처치 후 상처 부위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외부에 노출된 상처 부위는 동시에 세균이 침입한다고 볼 수 있다. 세균침투 후에는 번식을 시작해 상처 밑의 조직으로 침투해 독소를 발산하고 노출된 환경 조건에 따라 24시간 이내에 현저한 감염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상처 부위를 깨끗이 유지하고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 세균에 감염됐다면 상처 부위가 빨갛게 변하고, 열과 통증이 있으며, 세균 덩어리인 노란 분비물이 생기며 붓는다. 따라서 이물질이 창상 속에 남아 있으면 소독약으로 깨끗이 소독한 다음 바늘이나 날카로운 물건을 불에 달궈 소독한 후 이물질을 제거한다. 이물질 제거 후 소량의 혈액을 배출시켜 오염된 상처 부위를 깨끗이 한 후 소독하고 보호해 준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구더기·소변으로
    홀로 생존해 어떤 의료장비도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구더기를 이용한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방법은 이렇다. 먼저 환부를 덮고 있는 더러운 옷을 제거한다. 다음 환부를 물로 닦아내고 소독해 준다. 충분한 양의 물이 없으면 자신의 소변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소변은 바로 받아낸 것일수록 깨끗하고 위생적이다. 환부가 보기에 불쾌하고 냄새가 나더라도 덮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오염된 고름이라도 지속적으로 흐르도록 놔 둬야 한다.
    항생제를 갖고 있지 않다면 상처는 계속 심하게 감염된다. 그 다음 하루 동안 파리들에게 환부를 노출시킨다. 구더기가 생기면 상처를 그대로 두되 매일 점검한다. 구더기가 성장하며 죽은 피부 조직을 먹어 오염을 제거하기 시작한다. 상처에서 통증이 심화되고, 맑은 빨간피가 나온다는 것은 새살이 돋기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구더기를 제거하기 위해 깨끗한 물이나 소변으로 상처를 되풀이해 씻어낸다.

    며칠 동안 4시간마다 상처를 점검하고 구더기가 사라졌는지 확인한다. 상처에 큰 나뭇잎·천·가죽·옷을 덩굴식물이나 줄 등으로 감고 잘 관리하면 새살이 돋고 회복이 빨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이 방법은 매우 원시적이기는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또 미군의 생존교범에 수록돼 있을 만큼 역사적으로 증명된 방법이기도 하다.
    <임승재 대위 육군특수전교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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