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발전된 신기술이나 장비의 도입은 전투력의 향상을 가져온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쉽게도 사용하지 않게 되는 장비나 부품들도 뒤따를 수 있다. 나아가 장비의 미활용은 소중한 국가예산의 낭비도 될 수 있다.
육군종합정비창 총포장비정비단은 이렇듯 사용하지 않는 장비를 개조해 생산성 향상과 전투력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총포장비정비단이 개조한 것은 개인화기인 M16A1 소총용으로 사용하던 구형 야간조준경(AN/PVS-4). 야전부대에서 신형 야간 표적지시기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쓸모가 없어진 것이다. 이를 활용할 방도를 찾지 못하면 폐기 처분되는 절차만 남을 뿐.
연구를 거듭하던 총포장비정비단은 90mm 무반동총을 떠올렸다. 서로 결합하면 더 좋은 효과를 거두지 않을까 하는.
총포장비정비단은 결국 야간조준경 293개를 역설계하고 망선과 장치대를 교체하는 작업을 통해 90mm 무반동총에 장착이 가능한 야간조준경 제작을 완료할 수 있었다. 제작 후에는 성능검사 및 시험평가 등을 통해 장비의 안정성과 정확성도 검증했다.
이로써 90mm 무반동총은 배율 3배의 주간조준경은 물론 배율 3.6배의 야간조준경을 장착함으로써 야간 정밀조준 사격 명중률을 극대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뿐만 아니다. 약 25억 원의 국방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갖고 온 것. 하지만 무엇보다 장병들에게 야간 사격의 자신감 고취와 전투수행능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편 부대는 정비활동의 생산성 향상과 신형 전력화 장비의 정비효과 제고를 위해 ‘정비활동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 ‘창정비 작업요구서’ 개발과 K-1전차 사격통제장치 전차장 조준경(KCPS) 등 신형장비 3종에 대해 창정비 능력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설명:개조 정비 완료한 구형 야간조준경을 부착한 90mm 무반동총. 부대 제공
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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