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국군발달사

<47·끝>선진강군으로의 지향

입력 2008. 12. 31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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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적으로 한반도는 주변의 동서남북에 4극(polarity)이 존재해 왔고, 지금도 그 같은 지정학적 구조는 변함이 없다. 대륙세력(land power)과 해양세력(sea power) 간의 공간적 접점에 위치한 한국은 시·공간적으로 주변국의 긴밀한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19세기의 전환기에는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충격하에 이를 모방한 ‘대응적 제국주의’의 제일선에 있던 일제에 의해 결국 국권을 도륙당함으로써 잦은 외침의 교훈을 잊어버린 통한의 역사를 되풀이하고 말았다.
    그나마 8·15 광복을 맞이하고 미 군정하에서 다시 건국과 건군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한민족사의 장도를 열었던 것은 이국땅에서 풍찬노숙하면서 오직 ‘대한독립’을 바라던 한겨레의 오랜 숙원이었다. 그러나 민족운동 분화의 결과가 그대로 한반도의 분단으로 연결됐고, 결국 한민족은 국민국가(nation state)의 건설에 실패한 채 동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해야만 했다.
    이러한 남북 분단 상황에서 1948년 당시 국제사회와 유엔이 승인한 유일한 합법정부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고, 그 골간에 대한민국 국군의 건설, 즉 건군(army building)이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군의 창설은 준비기간인 조선경비대의 시절을 거쳤지만, 조선 왕조 최후의 군대인 대한제국군의 군맥을 이은 의병과 독립군 그리고 광복군으로 이어져 온 국군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작업이었다.

    정부 수립을 축하하는 국군의 사열식에서 이승만 대통령에게 미 하우스만 군사고문이 ‘대통령의 통수권하에 있는 국군이 대한민국의 군대임’을 지적한 짧은 멘트는 독립국가인 대한민국의 중추적인 기구로서 국군의 상징성을 잘 드러낸 바라 하겠다.건군60년, 이제 국군은 성년의 국군이 됐다.

    현대적 3군 체제를 갖춘 한국의 국방·군사체제는 군사력의 건설 및 운용의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했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는 국군의 발전을 선도하고 보장하는 안전판으로 기능해 왔다. 그리고 국제군으로서 평화유지활동(PKO)을 비롯한 국제적 역할도 감당할 정도로 국군은 그 양과 질의 측면에서 크게 달라졌다.
    지금 우리 국군의 지향점은 ‘선진강군’이다. 국군의 선진화란 근대화와 과학화를 넘어 우리 군이 추구해야 할 시대정신이며, 역사적 실체로서 ‘대한민국 국군’이 나가야 할 목표다. 선진강군은 군의 구조를 효율화·정예화하고, 무기체계를 정밀화·과학화하며, 군의 기강과 정신을 내면화·의식화하고, 부대생활이나 병영문화를 합리화·인격화해 상하 일심동체의 전투조직을 창출하는 창조적 활동의 표출이자 결과다.
    선진강군을 육성하기 위해 국군은 정책·전략의 개발, 제도의 발전, 군 조직 및 구조의 효율화, 전력 증강의 적정화, 교육훈련의 표준화, 그리고 정신·문화의 개발 및 생활화가 절실하다. 남북 분단이 주고 있는 역사적 과제에 군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군사적 해답은 명백하다.

    우리 군은 고도의 인간 지성과 합목적적인 국가경영의 지원을 통해 이룩한 ‘현실적인 평화의 보루’로서 국가의 안녕과 국민의 행복을 보장하고, 나아가 민족과 국가를 보존하는 역사적 실체로서 민족사적인 믿음과 신뢰에 기반을 두고 민족통합의 길을 모색하는 최일선에 서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건군60주년 특별기획으로 마련된 국군발달사는 이번 회를 끝으로 종료됩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백기인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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