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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동티모르 독립

입력 2007. 12. 26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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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년 5월 20일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을 선포, 21세기 첫 신생 독립국이 됐다. 코피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에 당선된 독립 영웅 사나나 구스마오와 그 정부에 동티모르의 모든 통치권을 이양했다.1999년 동티모르는 유엔 감시 하에 독립 여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실시, 그 결과 독립이 결정됐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친 인도네시아 민병대가 유혈 폭동을 일으켜 정정이 불안해지자 유엔은 과도행정기구를 통해 동티모르의 치안유지와 건국 준비작업을 주도해 왔었다.이로써 동티모르는 1524년 포르투갈 식민지로 편입된 후 근 500년 만에 외세의 점령과 반복된 동족상쟁의 비극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티모르 섬은 인도네시아와 호주, 그리고 파푸아뉴기니 사이의 남태평양에 위치해 일찍부터 유럽과 동양의 교역 통로가 됐으며 그로 인해 외세 간섭과 다양한 문화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결국 16세기 초 인도양을 제패하고 동진해 온 포르투갈에 의해 장악당해 식민지로 편입되고 말았다.

    그러나 18세기 중반 새로운 강국으로 등장한 네덜란드에 밀린 포르투갈이 1849년 서티모르를 네덜란드에 할양함으로써 티모르 섬은 동·서로 양분돼 두 나라의 식민지로 전락했던 것이다.제2차 세계대전 직후 독립을 쟁취한 인도네시아가 1949년 네덜란드와 연합함에 따라 서티모르는 인도네시아에 병합됐으나 동티모르는 1974년까지 포르투갈이 관할권을 갖는 ‘비 자치지역’, 즉 식민지로 남아 있었다.

    1974년 포르투갈 파시스트 정권이 무너지자 동티모르 독립혁명전선과 티모르 민주동맹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이 전개됐다. 그 과정에서 즉각 독립을 주장하는 강경 독립파와 경제적 자립이 가능할 때까지 포르투갈 통치하에서 일정한 자치권을 확보하자는 온건 독립파, 그리고 인도네시아와 합병을 주장하는 친인니파 등으로 갈려 심각한 갈등이 빚어졌다.

    이러한 혼란을 틈탄 인도네시아가 서티모르에 주둔하고 있던 육·해·공군 3만 명을 동원해 동티모르를 전격 점령, 1976년 6월 인니의 27번째 주로 합병해 버렸다. 이때부터 동티모르 독립투쟁은 더욱 격화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인니군이 약 20만 명의 동티모르인을 학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냉전 기간 동안 미국을 위시한 서방의 지지를 등에 업은 수하르토 정권은 강대국과 주변국들의 무관심 속에 동티모르를 철저히 탄압했다. 그러나 탈냉전기에 접어들면서 동티모르의 비극적 상황이 국제기구와 인권단체, 그리고 세계 언론 등에 노출되면서 국제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특히 1998년 반정부 시위로 수하르토 대통령이 퇴진하자 국제적 압력은 거세졌다.

    결국 인니 정부의 동의 하에 유엔 선거감시단이 파견,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78.5%라는 압도적 지지로 독립을 쟁취했던 것이다.그러나 신생독립국 동티모르의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실업률 50%와 절대적 식량 부족, 그리고 무려 16개 정당이 난립하는 정치적 후진성 등으로 아직도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06년 3월 강제 전역조치에 항의하는 군인 600여 명과 이에 동조하는 반정부 세력이 합세, 폭동을 일으켜 27명이 숨지고 10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우리나라는 1999년 동티모르 다국적군 창설을 주도하는 호주·유엔의 요청으로 특전사 요원을 주축으로 하는 대대급의 상록수부대를 파병,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고 2003년 10월 23일 철수한 바 있다.

    지난날 우리도 식민치하의 쓰라림과 가난으로 인한 배고픔, 그리고 동족상쟁의 아픔을 경험했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설했다. 이젠 우리가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고 있다. 그러나 흡족치 않다. 국제사회는 우리에게 더 많은 지원과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그 자랑스러운 일에 결코 인색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영이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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