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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여행<45>신조어

입력 2007. 12. 12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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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넷 포털 업체에서 네티즌이 찾은 검색어를 집계한 결과 2007년 최고 인기 신조어로 ‘훈남’과 ‘완소남’이 꼽혔다고 한다. ‘훈남’은 훈훈한 느낌의 남자라는 뜻이고, ‘완소남’은 완전 소중한 남자라는 뜻이다. 말을 줄여 만드는 요새 유행을 따라 새로 생긴 말들이다.
신조어는 끊임없이 새로 생긴다. 사회 변화가 빨라지면서 예전보다 신조어도 훨씬 더 많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또 언론, 통신이 발달하여 신조어의 전파도 훨씬 빨라졌다.
신조어에 관한 기사가 심심찮게 신문 지면을 장식한다. 말 자체가 관심을 끄는 점도 있지만 신조어는 그 말이 생긴 시대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어 많은 사람의 흥미를 끌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든 신조어가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일시적으로 유행처럼 쓰이다가 사람들이 관심에서 밀려나면서 짧은 생을 마감하는 말들도 많다. 한때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던 ‘아 ’은 이제 대화는커녕 글에서도 보기 힘들어졌다. 그런가 하면 해가 바뀌어도 계속 쓰이는 신조어도 있다.
신조어 중에서 어느 말이 정착하고 어느 말이 사라지게 될지 예측하기는 정말 어렵다. 이 문제에 관심을 둔 학자들도 있지만 명쾌한 답변을 제시한 사람을 필자는 아직 접하지 못했다. 신조어가 자리 잡는 데는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필자는 90년대 중반 ‘배꼽티’라는 말이 등장했을 때 그 말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가 배꼽을 드러내는 옷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므로 그런 옷차림이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고 용어도 함께 쓰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배꼽티’는 지금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
필자에게 종종 최신 신조어를 예로 들면서 이 말이 언제 사전에 올라가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신조어만 모은 사전이라면 당연히 신조어가 수록될 것이다. 그런데 일반 사전에서는 자리를 잡은 말만 사전에 수록한다. 신조어를 곧바로 사전에 올리지 않고 시간을 두고 지켜보다가 정착했다고 판단이 되는 단어만 올린다. 일시적으로만 쓰이는 말이 많기 때문이다.
<조남호 국립국어원 언어정책부장 chonamho@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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