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9월, 광복과 함께 우리 기술로 생산된 첫 담배는 ‘승리’였다. 그리고 4년 뒤인 49년 4월 필터가 없는 군용담배의 대명사 ‘화랑’이 생산됐다. 그 후 화랑은 필터를 달고 81년 12월까지 총 32년 9개월간 27억 갑이 생산돼 전후방 국군장병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변변한 기호품이 없던 시절 담배가 ‘귀하신 몸’으로 쏠쏠한 대접을 받았다.
당시 담뱃갑에는 국방부 마크가 단골로 등장했다. 담뱃갑만 자세히 봐도 국방부 마크의 변천사를 꿰뚫어 볼 수 있다. 노란색 바탕에 국방부 마크가 인쇄됐던 최초 화랑 담뱃갑(49년 4월~53년 3월)은 디자인이 조잡하다. 이어 하얀 바탕에 별 표시가 있고 그 안에 국방부 마크(53년 4월~62년 12월)가, 81년 6월까지 생산된 담뱃갑에는 상단에 작고 아름답게 인쇄됐다.
이 밖에도 담뱃갑에는 충무공 이순신 제독의 영정(63년 1월~66년 5월), 평화를 상징하는 월계수 잎(74년 6월~81년 6월), 용감무쌍한 화랑의 기마도(81년 7월~81년 12월)가 전면에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화랑이 사라지면서 ‘한산도’와 ‘은하수’가 등장, 장병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뒤 전 국민에게 사랑을 받은 ‘솔’과 ‘88라이트’가 탄생했다.
솔과 88라이트는 부대 창설 기념품으로 보급되기도 했다.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창설 21주년과 22주년, 그리고 30주년을 맞아 간부들에게 지급됐다. 수방사 마크와 봉황이 디자인됐고 ‘대통령 각하 하사품’이라고 쓰여 있다. 이 밖에도 국군기무사령부 창설 기념일과 특전사 창설 기념일에 기념 담배가 생산됐다. 국군의 날 기념 담배는 국방부 마크를 중심으로 상단에는 건군43주년 국군의 날, 하단에는 무궁화가 아름답게 수놓아져 있다.
한편 건강증진의 중요성과 함께 군에서 보급되는 값싼 면세 담배가 병사들의 흡연을 조장한다는 의견에 따라 병사 1인당 하루 반 갑 기준으로 월 15갑씩 지급(판매)되는 담배는 단계적으로 축소돼 현재 5갑으로 줄어들었으며 2009년부터는 완전 폐지될 예정이다.
※정답:담배
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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