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플러로 상징되는 공군 조종사. 어린 시절 푸른 하늘을 누비며 한반도 영공을 지키는 조종사를 동경해 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신체적 조건, 특히 시력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다시 말해 눈이 나쁜 사람 곧, 안경을 쓴 사람은 조종사가 될 수 없다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 과연 그럴까?
2006년부터 공군사관학교와 조종장학생 선발 시력 기준이 안경을 벗은 상태(원거리 나안시력)에서 종전 0.8에서 0.5로 조정돼 안경을 착용한 사람도 조종사가 될 수 있다.(굴절률이 +2.25 또는 -1.75 디옵터 이상과 1.75 디옵터 이상의 난시는 불합격) 이는 항공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육안 탐색보다 첨단 장비를 통해 여러 가지 비행 정보를 파악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나안시력 0.5 이상만 되면 비행 계기를 식별할 수 있어 시력 기준이 낮아진 것이다.미국의 경우 0.3, 일본 0.2, 영국·독일 0.5로 시력 기준을 하향 조정해 조종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실제로 공군 조종사 가운데 약 10%가 안경을 착용하고 비행하고 있다. 산소마스크나 조종 헬멧의 바이저와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안경을 조종사 얼굴에 정확히 맞춰 착용하기 때문에 임무수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라식과 같은 시력교정 수술을 받으면 조종사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각막 수술을 받으면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더라도 고공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시력·시야 변화, 대비감도 저하 등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막은 외부 압력을 견뎌내는 벽 역할을 하는데 대부분의 시력교정 수술은 각막을 깎아 내므로 비행 중 일어나는 엄청난 하중으로 압력을 견디지 못해 터질 수 있다.
비슷한 경우로 조그만 흉터가 있어도 공중에 올라가면 터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맹장수술 자국처럼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조종하는 데 무리는 없다. 다만 관절·근육운동에 지장이 되는 경우 또는 지속적으로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와 신체 노출 부위에 있는 흉터는 문제가 될 수 있다.
※ 정답 : 안경
이주형 기자
< jataka@dema.mil.kr >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