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예비역단체를찾아서

<9>국군간호사관학교 총동문회

김가영

입력 2007. 04. 12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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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병 건강의 파수꾼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전투력을 보존하는 전문 간호장교 양성을 목표로 하는 국군간호사관학교(이하 국간사) 동문들의 모임인 국간사 총동문회. 일정 규모 이상의 단체가 40년 가까이 그 이름을 유지하다 보면 나름대로 부침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많은 예비역 단체 중 국간사 총동문회는 특히나 모교의 발걸음과 맥을 같이하면서 굴곡진 역사를 써내려왔다.

    국간사 총동문회의 역사는 크게 태동기 - 창립기 - 발전기 - 수난기 - 재건기로 나눌 수 있다. 1974년 총동문회가 정식 창립되기 이전까지는 태동기로 볼 수 있다. 간호장교가 배출된 지 20여 년이 지나기까지 공식적으로 총동문회를 결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동문들의 모임과 활동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6·25전쟁과 전후 복구라는 급박한 시대 상황과 맞물려 기별로 소규모 친목 모임을 가지거나 산발적으로 활동하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74년 총동문회가 창립되고 초대 회장에 서매선(11기) 회장이 취임했지만 몇 년간은 학교와 동문 행사를 지원·격려하는 것 외에 특별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80년대 들어서 총동문회 사무실 마련을 위한 기금을 모금하고 동문회장상을 제정하는가 하면 11기 임관 20년 행사를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게 됐다.하지만 이런 활동도 90년대 들어서면서 위기를 맞게 된다. 이른바 수난기. 이는 물론 군 내적인 상황, 모교의 위기와도 맥락을 같이하고 있었다.

    93년 군내 사조직 활동 금지령이 떨어지면서 동문회 본부가 국간사 내에서 민간지역으로 자리를 옮겼고 동문회장상도 폐지됐다. 군내 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임원단을 현역 중심에서 민간 동문 중심으로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위기는 모교의 위기와 함께 찾아왔다. 98년 국간사의 폐교 검토가 이뤄진 것. 총동문회는 즉각 대책 마련에 나섰다.

    비상대책회의를 소집, ‘학교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울·대구를 중심으로 100만인 서명 운동을 펼쳐 10만 명 이상의 서명을 국회에 제출했다.총동문회를 비롯한 각계의 노력 끝에 마침내 국간사 존속 결정을 이끌어냈다. 결국 이런 위기는 총동문회에 쓴 약이 됐다.

    평소에는 친목 위주로 운영된다 하더라도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동문회 조직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회원들이 절감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총동문회 수난기가 마무리된 후 재건기로 접어든 것도 그 이유에서다. 국간사 존속 결정 환영대회로 새 천년의 본격 활동을 시작한 총동문회는 홈페이지(www.afna.or.kr)를 개설, 사이버 동문회를 창립했다.

    국간사 역사 바로세우기를 통해 기수를 연계하고 국내 9개 지역, 해외 6개 지역에 동문회를 창립하는 등 총동문회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동문회 발전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재건기를 맞은 총동문회는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 선 마음가짐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군에 국한돼 활동했다면 이제는 사회 속으로 뛰어들어 사회에 기여하는 동문들이 되기 위한 것이다.

    총동문회는 3년 전 발족한 한국군성교육협회를 비영리단체로 등록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동문들이 성교육을 매개로 군과 사회를 위해 체계적인 봉사를 펼치는 것과 동시에 군문을 나선 간호장교들의 사회 진출을 촉진한다는 것이 총동문회의 목표가 되고 있다.


    "경험·지식의 고급자원 기회줘야"-함영희 총동문회 회장

    “국군간호사관학교 총동문회의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모교를 뿌리 깊은 나무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국간사 총동문회 함영희(14기·경북과학대 간호과 교수·사진) 회장은 10여 년의 세월을 총동문회와 함께 보냈다. 총동문회 수난기였던 1990년부터 1년간 총동문회장을 지낸 데 이어 2001년부터 또다시 회장에 취임, 지금까지 네 번 연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곁에서 활동을 지켜본 만큼 총동문회의 위상과 역할, 미래에 대한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다. “모교 존속 결정 이후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도 있고 지난날의 위기가 또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습니다. 모두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동문이 유비무환의 자세로 학교 역사의 뿌리가 튼튼하게 내릴 때까지 돕고 잘못된 점을 예리하게 평가해 국가와 국민이 진정 필요로 하는 학교, 간호장교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모교 살리기 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이러한 기반 확보를 위해 국간사가 배출한 간호장교들이 자신들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 내야 하는 것이 필수.

    함회장은 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현재 임관한 간호장교의 20% 정도만이 장기 복무를 할 수 있습니다. 고급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죠. 사회에 나와서라도 지금껏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봉사하는 기회를 열어 주기 위해 한국군성교육협회를 발족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군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국간사 동문들의 활약을 지켜봐주십시오.”

    김가영 기자 < kky7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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