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세계의군대

<63>싱가포르군

김병륜

입력 2006. 11. 20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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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최고의 모범 국가로 평가받는 싱가포르는 인구 400만 명에 불과한 도시국가다. 중계무역·물류·금융 등에서 전통적인 강점을 가진 싱가포르는 최근 정보기술(IT) 업종 위주로 제조업 기반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는 경제 강국이다.

    싱가포르의 엄격한 사회 질서 유지와 경제적 성공은 수많은 나라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가 그 어떤 나라보다 강한 ‘군사 우선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싱가포르의 현역 병력은 7만2500명이다. 이는 전체 인구 442만 명 대비 1.6%의 비율이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군사력 균형’ 2006년판을 기준으로 한국의 현역 병력은 68만7700명이므로 총인구 4864만 명의 1.4%에 해당한다. 싱가포르가 한국보다 인구 대비 현역 병력이 더 많은 것이다.

    IISS의 2005년 자료를 기준으로 싱가포르의 국내총생산(GDP)은 1140억 달러, 국방예산은 55억7000만 달러로 GDP 대비 4.8%에 달한다. 같은 해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GDP는 8170억 달러, 국방예산은 207억 달러로 GDP 대비 겨우 2.53%다. 결국 국방예산 비율도 싱가포르가 더 높은 것이다.이 뿐만이 아니다. 싱가포르는 24개월 복무하는 징병제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훈련 강도도 높아 훈련 중 사망 사례가 사회적 논란거리가 될 정도다. 2003년 후엔후아란 신병이 전쟁포로가 될 경우를 대비해 가혹행위에 견디는 훈련을 받다 사망한 사건도 있다.

    흔히 우리나라는 분단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국방 부분에 과도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고, 그 때문에 경제 발전에도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음을 알 수 있다.아시아 2위 수준의 국민소득을 자랑할 만큼 경제적 성취를 이뤄낸 싱가포르는 우리나라보다 더 높은 국방예산 비율, 더 높은 인구대비 현역 병력 규모, 비슷한 복무 기간을 가진 징병제를 감수한 것.

    작은 영토,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를 가진 나라들은 대부분 중립을 표방하면서 군사력 확보는 포기하거나 아니면 독자적 노력 없이 전적으로 제3국에 국방을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싱가포르와 비슷한 400만 명 수준의 인구를 가진 뉴질랜드의 현역 병력 규모는 8660명에 불과하다. 미국이나 영국·오스트레일리아 등의 안전보장이 없다면 사실상 국가 존립이 불가능한 병력 규모다.유럽의 소규모 도시국가들도 거의 대부분 군사력 보유 자체를 포기하다시피 하는 경우가 많다. 작은 도시국가임에도 강한 국방 의지를 유지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사례는 그래서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싱가포르군의 가장 큰 어려움은 훈련장 문제다. 워낙 작은 도시국가라 훈련할 만한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싱가포르가 선택한 돌파구는 해외 훈련 기지 임대다. 대만에는 싱가포르군의 보병·기갑·포병을 위한 훈련기지가 세 개나 있으며 태국에도 포병·공병용 훈련 기지가 있다.브루네이에는 조종훈련을 위한 학교가 자리 잡고 있고, 오스트레일리아에도 헬기 훈련 시설이 있다. 미 본토 루크공군기지와 케넌기지에서는 F-16 조종훈련을 하고, 각종 훈련을 위해 부정기적으로 프랑스 등 다른 나라의 공군시설과 인력도 활용한다. 2004년에는 싱가포르 공군이 태국 우돈 타니기지를 15년간 임대했다는 소식이 언론에 공개된 적도 있다.

    김병륜 기자 < lyuen@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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