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무기탄생비화

철모에서 미사일까지<232>어뢰 백상어·청상어(75)

신인호

입력 2006. 11. 14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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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두가 장착된 청상어 전투탄을 발사하는 7, 8차 운용 시험은 청상어 연구개발의 최대 고비가 된다. 두 번 쏘아 다 명중시켜야 비로소 성공이다. 시험에 앞서 8월 24일 해군전투발전단 이재헌 대령 주관으로 관련 기관 관계관 회의가 열렸다. 전투탄 사격에 앞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예비 전투탄사격시험 등 향후 일정 전반에 걸친 집중적인 토의가 이뤄졌다.일정과 시험에 따른 지원 계획이 수립됐다.

    9월 8일 예비 실사에 이어 15일과 22일 운용 7, 8차 시험을 실시키로 하고 지휘함으로 한국형 구축함 외에 호위함 1척, P-3C 해상초계기 1대, UH-60헬기 1대, 고속정 3척, 그리고 대체 표적 제작과 운용을 맡은 창우해운의 예인선·바지선 등을 지원키로 했다.그런데 8일로 계획됐던 예비 실사 시험이 기상 관계로 14일로 연기됐다. 연구팀은 이날 예비 실사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7차 운용시험 준비에 애를 먹어야 했다. 창우해운의 바지선과 예인선이 포항으로 귀항 후 운용 시험을 위한 대체 표적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사업책임자 이재명 박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정에 맞추라고 독고욱·최상문·도경철 팀장 등을 독려했다. 철야 작업하는 중 비가 내렸다. 7차 운용 시험은 이틀 미뤄졌다. 그래도 시간은 빡빡하기만 했다. 대체 표적에 각종 센서를 모두 부착하고 작업을 마친 것은 9월 17일 밤 1시였다. 창우해운의 예인선은 곧바로 포항을 출항, 시험 해역으로 향했다.청상어를 발사할 강릉함(PCC)은 아침 9시에 출항했다. 참관을 위해 UH-60 헬기에는 합참 전력발전부장 김홍영 소장, 오예근 전투발전단장, ADD 2본부장 최태인 박사, 기술본부장 김종률 박사, 송소영 부장 등이 탑승했다.

    11시, 동해 시험 해역에는 고속정으로 이동한 시험 준비요원들이 바지선에 올라 대체 표적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예인선으로 옮겨 타고 외곽 해역으로 이동했다. 강릉함에서도 발사 절차를 점검했다. 마침내 시험 책임자인 시험평가처장 이재헌 대령의 허가가 떨어지고 청상어 전투탄이 발사됐다. 상공에 선회하며 청상어 발사 장면을 지켜보던 UH-60헬기와 P-3C초계기가 명중 장면을 확인하기 위해 이동하기 시작했다.이재명 박사는 발사 직후부터 예인선에서 청상어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최상문 팀장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있었다.

    청상어 표적 탐지! 호밍 중! 호밍 중! 최팀장은 계청상어가 표적 쪽으로 계속 다가가고 있음을 보고했다. 이박사는 두 눈을 감고 묵묵히 듣기만 했다.이윽고 청상어가 대체표적을 향해 진입 중이라는 무선 보고가 들리더니 곧바로 UH-60헬기로부터 “명중했다”는 육안 확인 보고가 강릉함 함교에 전달됐다. 전투탄 실사 성공, 7차 운용 시험의 성공이었다. 시험 참가 요원은 물론 강릉함장을 비롯한 모든 승조원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시험 성공을 축하해 줬다.

    창우해운의 기술진과 표적 운용요원들은 뿌듯한 마음으로 바지선으로 이동했다. 강릉함도 근처로 옮겨 이들의 대체 표적을 인양하는 작업을 지켜보았다. 대체 표적은 인양이 불가능했다. 바지선에서 대체 표적을 지지하는 와이어 로프 등이 청상어 폭발 충격으로 파손된 것이었다. 일단 바지선 갑판 바로 아래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깊이까지 끌어올린 뒤 명중을 재확인했다.

    연구팀은 임무를 다한 대체 표적을 깊고 깊은 바닷속에 잠재웠다.함정들은 포항으로 귀항하기 위해 방향을 잡았다. 그러자 시험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동안 올듯말듯하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타는 듯하던 가슴을 식히기에 딱 좋았지만 그렇게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는 것이 또 연구팀이었다. 아직 1발의 전투탄을 명중시켜야 하는 것이었다.

    신인호 기자 < idmz@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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