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세계의군대

<62>대만군

김병륜

입력 2006. 11. 13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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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군은 한때 군 개혁의 성공적 사례로 주목받기도 했다. 분단국이라는 특수한 안보상황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병력을 축소시켰기 때문이다.
    인구가 2200만 명에 불과한 대만은 1990년대 초반까지도 우리 군과 비슷한 60만 대군을 유지했다. 97년부터 추진된 감군으로 현재는 총병력이 30만 명 이하로 축소된 상태다. 병력을 줄이는 대신 집중적인 전력 투자를 통해 첨단 무기를 구입하겠다는 것이 대만의 원래 계획이었다.
    하지만 과감한 병력 감축에 비해 첨단 전력 확보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대만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에 대해 부정적 평가도 일부 나오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추진된 대만의 미제 첨단무기 구입 계획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당 등 야당이 장악한 의회(입법원)는 군사력 증강을 위해 대만 당국이 제출한 특별 국방예산안을 번번히 부결시키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도 입법원 위원회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잠수함, 그리고 P-3C 대잠초계기 등 16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무기구매계획을 무산시켰다. 대만 분리 독립에 반대하면서 중국과 사이가 가까워진 국민당이 군비 증강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다.한편 대만이 구입 가능한 첨단 무기 종류가 제한되는 것도 문제다. 첨단 무기를 공급할 능력이 있는 유럽 국가들은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대만에 무기를 팔려하지 않는다.
    결국 실질적으로 대만에 첨단 무기를 공급할 능력이 있는 국가는 미국뿐이다. 하지만 미국의 태도는 이중적이다. 미국은 대만이 가급적 많은 미제 무기를 구입하기를 희망하지만, 중국과의 긴장 악화를 회피하기 위해 제한된 성능의 무기만을 판매하려 한다.이런 복잡한 정치 상황 때문에 대만의 첨단 전력 확보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전력 보완이 따라 주지 못하는 상태에서 감군이 먼저 진행된 꼴이 돼 버렸다.
    한편으로 대만의 국방 개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힘든 두 번째 요인은 외부에 있다. 대만의 가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군의 전력 증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대만군과 질적 격차가 점차 축소되고 있다. 중국군은 국가 경제력을 바탕으로 러시아로부터 각종 신형 무기를 아낌없이 구입하고 있다. 자체 개발 무기 수준도 빨르게 향상되고 있다.
    대만군의 개혁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규모는 작지만 질적으로 강력한 군대를 확보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중국군이 양에 있어 우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질적 수준까지 향상시키자 대만군이 목표로 하는 질적 우위가 점차 무의미해지는 위기 상황이 된 것이다.미 국방부가 발표한 중국군사력보고서 2006년 판에 따르면 현역 지상군 병력을 기준으로 중국군 140만 명에 대만군은 13만 명에 불과하다.
    각종 장비에서도 대만군의 양적 열세는 뚜렷하다. 중국과 대만의 주요 무기 보유량을 비교해보면 전차 7000대 : 1800대, 각종 야포 1만1000대 : 3200대, 전투기 1525대 : 330대, 폭격기 775대 : 0대, 구축함 25척 : 2척, 상륙함(LST) 25척 : 12척, 디젤잠수함 50척 : 4척 수준이다.대만 국방부가 2005년 실시한 워게임 시나리오에 따르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개전 18일 만에 대만은 완전히 점령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약간의 엄살이 섞여 있겠지만 결국 “이미 중국과 대만 양안의 군사력 균형은 무너진 상태”라는 것이다.

    김병륜 기자 < lyuen@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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