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건강과날씨

<101>추위는 비만을 부른다

입력 2006. 01. 27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09
0 댓글
  • ‘귀가 떨어지는 것 같다. 발갛게 단 쇠가 얼굴에 척척 달라붙는 것 같다.

    앞으로 휙 하고 닥치는 매운 바람은 나의 몸을 썩은 나무 가지나 무엇처럼 지끈지끈 부수며 세포 속속들이 들어가는 듯 싶었다.’(현진건의 ‘추락자’중) 이렇게 매서운 추위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추위가 닥치면 무기력을 이기기 위해 많이 먹게 되고 이것이 겨울철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져 왔다. 캘리포니아 대학 생리학과의 달먼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쥐를 실험 대상으로 삼아 추운 환경에 노출시켰다.

    그런 다음 추위로 인한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와 체내 지방의 변화를 관찰했다고 한다. 그 결과 만성적인 추위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스트레스 호르몬’이 다량 분비된 쥐의 경우 매우 활동적으로 변하면서 칼로리가 높은 돼지기름과 설탕을 다량 섭취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런 스트레스에 따른 식욕 증가로 쥐들은 복부에 지방 세포를 형성했다고 연구팀은 보고하고 있다. 특히 달먼 교수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건강에 매우 해로운 지방 세포의 형성을 촉진, 비만과 각종 성인병을 유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충분한 지방이 형성되면 지방 세포들은 뇌에 신호를 보내 ‘스트레스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도록 만들며, 이를 통해 이미 축적한 지방을 연소할 때까지 편안한 상태를 유지한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뇌의 한 부분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방출인자’(CRF)로 불리는 화학적 신호를 발산, 부신에서 많은 양의 부신피질호르몬을 방출하도록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인체에 넘쳐나면 인체의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고 또 심장박동을 빠르게 한다고 한다.

    그런데 추위로 인한 스트레스의 경우 단기간일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한 계절동안 이어지는 겨울철에 만성 스트레스로 작용할 경우 이 시스템이 계속 작동함으로써 비만증에 빠지고 각종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추위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호르몬의 이상 분비를 가져오고 이것이 비만증을 가져온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축적된 지방을 없애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운동을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살 빼는 운동을 할 때는 춥게 하라’는 것이다. 온도가 높아지면 지방을 연소하는 스위치는 꺼지고 대신 탄수화물에 있는 글리코겐을 연소시키는 스위치가 켜진다고 한다. 온도가 낮을 때 운동하는 것이 체내의 지방을 연소시키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추위는 추위로 이겨야 하는 것이다.

    <대령 반기성 공군73기상전대장>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