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군대에티켓

<25·끝>예절은 상하 함께 지킬 때 아름답다

입력 2005. 12. 30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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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뻑’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자신에게 뻑 갔다’는 은어를 줄인 것으로 감탄한다는 뜻이다. 무슨 일을 하든 자신부터 먼저 만족(자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생활이나 단체생활을 하다 보면 “참 더러워서 못해 먹겠다” “처자식만 아니면 확 때려 치우고 싶다”는 말을 할 때가 있다. 하는 일에 대한 만족감이 약하거나 상급자·부하·동료와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일 게다.
주위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기심을 버리고 ‘당신 먼저’(you first)라고 말하는 희생정신이 필요한데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에티켓을 또 다른 범주의 능력이라고 한다. 에티켓은 사회생활을 즐겁게 하는 윤활유, 즉 자동차의 엔진오일 같은 역할을 한다.
손익 계산에 밝은 대기업체에서 많은 시간을 투자, 에티켓 교육을 왜 시키는 걸까. 결국 회사에 이익이 되는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에티켓으로 무장된 사원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군도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서비스 조직이다. 군대가 정말 좋다고 입소문을 내 주는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진 군대가 돼야 한다. 선진 군대가 되기 위해서는 유형 전투력의 증강 못지않게 구성원들이 선진화된 세련된 의식 수준을 가져야 한다.
에티켓에 무슨 이런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조직에 대한 평가는 구성원들의 말과 행동, 즉 에티켓으로 평가하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예컨대 군복 입고 잘못된 행동을 하면 “저놈 왜 그래”가 아니라 “요즈음 군대 왜 이리 엉망이야” 하고 싸잡아 욕하게 된다.
자식이 네다섯 명이던 옛날 가정에서는 아버지가 최고였다. 자식들이 떠들면 여지없이 어머니께서 “아버지 주무신다. 밖에 나가서 놀아라” 하면서 나무라신다. 요즈음은 한 명의 자녀를 둔 집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TV 소리를 높게 하면 “여보! 소리 줄여요. 애 자요”한다. 어딜 놀러 가려 해도 아이가 가지 않는다고 하면 못 간다. 모든 게 아이 위주로 집안이 움직이다 보니 버릇이 없어진다.
그렇다고 사회 교육 기관인 학교에서 예절 교육을 세심히 지도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인원이 그대로 군대에 흡수된다. 엄격한 규율과 상명하복의 예절을 요구하는 군대. 하라는 것보다 하지 말라는 게 더 많은 군대 문화와 충돌(collision)을 일으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다 알고 있지만 잘 실천되지 않는 군대 에티켓을 국방일보 기획 소재로 제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로 에티켓을 지키며 생활하다 보면 갈등이 해소되고 사고가 줄고 좀 더 즐거운 생활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동안 애독해 주신 분들과 조언해 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에티켓은 하급자만 지키는 것이 아니다 상하급자가 함께 지킬 때 진가가 발휘된다. 이런 분위기가 정착될 때까지 군대 에티켓 지키기 붐이 계속됐으면 한다.

<소령 이광재 학생중앙군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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