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박치문바둑

바둑세상〈221〉비씨카드배

입력 2004. 08. 06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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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여성 강자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이 10년간 일본과 미국을 떠돌다 1999년부터 한국에 정착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로부터 몇 년 만에 한국의 여성 바둑은 실력이 급성장해 일본과 중국을 순식간에 따라잡았다. 영영 넘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이던 루이 9단의 철벽조차 한국의 나이 어린 여성 기사들에게 무너졌다.
    그러자 일본에서 후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때(루이 9단은 일본에서 대국하게 해 달라고 사정하며 3년 여를 보냈다) 루이 9단을 받아들였어야 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일본 여성 기사들은 루이를 받아 주면 일본 여성 바둑을 싹쓸이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일본기원 이 사회는 결국 루이의 청을 거절했다.
    한국은 10∼20대가 주축인 젊은 여성 기사들이 적극적으로 루이의 한국행을 지지했다. 이리하여 한때 남자 기사에게 두 점 바둑 소리를 듣던 여성 바둑은 실력이 급속도로 좋아졌고 드디어 지난해 조혜연·박지은 두 명이 루이의 벽을 넘어 국내·국제를 양분하기에 이르렀다. 조혜연 5단과 박지은 5단은 남자 기사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기보 1〉= 7월27일 열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조혜연(백)5단과 이정우(흑)4단의 대결이다. 백이 중앙 흑 대마를 완전 포위한 상황. 그러나 백도 아직 미생이라는 점이 걱정스럽다. 좌변은 A와 B를 맞보기로 살아 있다. 그렇다면 좌하의 백은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패를 내서도 안 된다.
    〈기보 2〉= 백1로 끊는 맥이 있었다. 흑A는 백B로 안 되므로 흑2 잡을 수밖에 없고 그때 3, 5로 깔끔히 살았다. 쉬운 맥이지만 실전에서는 보기 힘든 수순. 그다음 중앙에서도 조혜연은 백9의 멋진 맥점으로 대마를 함몰시켰다.
    〈중앙일보 바둑전문기자 dar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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