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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세상〈219〉이창호9단 vs 이세돌9단

입력 2004. 07. 23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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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에서 열린 왕위전 도전기 첫판은 이창호-이세돌의 대결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바둑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비금도 천재’ 이세돌 9단은 어려서부터 세계 최강자 이창호 9단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를 자극하는 천적의 대국 스타일로 빠르게 정상에 올랐다.
    이창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빠른 속도로 무너져 간 서봉수 9단과 대조적이다. 이세돌은 지난해 이창호를 꺾고 LG배 세계대회에서 우승했고 곧 이어 후지쓰배 우승컵마저 차지해 세계대회 2관왕이 됐다. 왕위전이 시작되기 전 이창호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12승14패로 약간 뒤진 정도여서 이들 사이의 팽팽한 긴장과 갈등을 읽을 수 있다.
    지난 16일 제주도의 전통 문화재인 제주목 관아 귤림당에서 대국이 열렸다. 조선 시대 제주목사가 집무하던 관청인데 귤림당은 시 쓰고 바둑 두고 술 마시던 장소였다. 이 대국은 이창호가 초반 우세하게 출발해 종반 입구까지 우세를 지켜 나갔다. 그러나 너무 신중히 승리를 지키려 한 것이 화근이 돼 막판 역전당하고 말았다.
    이 패배가 마음에 걸렸던지 20일 서울에서 열린 도전기 2국에서는 전에 볼 수 없던 열화와 같은 공격으로 쾌승을 거뒀다. 8년 후배 이세돌에게 자극받아 공격 바둑을 둬 승리한 독특한 경우였다.
    〈기보 1〉=이창호 9단(흑)과 이세돌 9단(백)의 왕위전 도전기 1국. 지금 흑▲로 끊겨 백△ 석 점의 운명이 풍전등화다. 석 점을 잃으면 바둑도 진다. 이 석 점을 살려 내는 멋진 수순을 찾아보자.
    〈기보 2〉=백1을 선수한 다음 A로 모는 것이 아니라(이 수는 전형적인 속수다) 3으로 치고 나오는 것이 행마법이다. 흑A는 백B로 돌파한다. 이 부근에서 승기를 잡은 백이 3집반승.
    〈중앙일보 바둑전문기자 dar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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