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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세상〈217〉후지쓰배 결승전

입력 2004. 07. 09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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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후지쓰배 4강이 결정됐을 때만 해도 박영훈 6단의 우승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유창혁 9단-박영훈 6단, 송태곤 7단-요다 노리모토 9단의 대진표를 보며 유창혁과 송태곤의 결승 대결이 유력하다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실제는 박영훈·요다가 결승에 올라 박영훈이 흑을 들고 1집반 이김으로써 대망의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박영훈은 1985년생으로 올해 만 19세다. 10대의 나이에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7세에 세계를 제패한 이창호 이후 처음이다. 박영훈은 세계 대회 우승의 경우 3단을 올려 준다는 새로운 승단 규정에 따라 즉각 9단이 됐다. 사상 최연소 9단이다. 또 프로 5년 만에 9단이 되는 새 기록도 세웠다.

    〈기보 1〉=후지쓰배 결승전을 감상해 본다. 지난 5일 도쿄(東京) 일본기원에서 열렸다. 박영훈 6단이 흑을 들고 철저히 실리 전법을 펼쳐 나가고 백의 요다가 시종 두텁게 두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8로 밀었을 때 A로 받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응수. 그러나 박영훈은 이곳에서 손을 빼고 좌하 백진으로 직행했다. 그곳은 어디일까.

    〈기보 2〉=백1로 낮게 포복해 간 수가 일관된 흑의 실리 전법. 11까지 마지막 귀를 도려내 사귀생을 이뤘다. 우변이 14로 뚫린 것은 굉장한 타격이지만 15로 중앙을 삭감, 사귀생에 통어복(通魚腹)까지 완성해 실리에서 크게 앞선 모습. 그러나 바둑이라는 두터움도 결국 말하는 법. 이 판은 시종 박빙의 승부였고 끝내기를 잘한 박영훈이 겨우(?) 1집반을 이겼다.

    〈중앙일보 바둑전문기자 dar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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